기안 84는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은 아니다. 가끔 그가 나오는 프로를 볼 때면 외국에 나가 여러 가지 힘든 상황을 잘 대처하는 모습을 보면 참 유연하고 가리는 거 없이 현지 음식을 거리낌이 없이 먹는 걸 보면 비위도 좋고 그러다 보니 성격도 좋아 보였다.
얼마 전부터 기안 84가 러닝을 하는 프로 극한 84를 보게 되었다. 처음부터 챙겨 본 것은 아니었다. 우연히 북극 마라톤을 한다고 해서 북극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보게 되었다.
6개월 전부터 러닝 연습을 하고 남아프리카에서 열린 사바나 한가운데를 달리는 트레일 마라톤, 프랑스 매독에서 와인을 마시며 달리는 매독 마라톤을 거쳐 빙하와 설원이 펼쳐지는 극한의 북극 마라톤이 마지막이라고 한다.
그들이 도착한 그린란드 북극은 화면 속에서 보기에도 정말 멋진 곳이었다. 그렇지만 빙하와 얼음 위를 달리는 북극 마라톤은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처럼 보이기도 했다.
기안 84를 비롯한 다른 출연자들도 걱정을 하는 가운데 마라톤이 시작되었고 1등을 목표로 한 화운은 30km가 넘어가자 다리 통증을 호소하고 처음에 1등으로 달리던 자리를 내주다 결국 5등으로 마무리를 했다.
기안 84는 30km가 넘으면 꼭 구토가 일어 힘들다고 했는데 역시나 이 지점부터 구토감이 올라와 힘들어했다. 하지만 북극 얼음을 깨물어 먹으며 구토를 이겨내고 44등으로 완주했다.
북극 마라톤이 인생의 첫 마라톤이 된 강남은 27km부터 다리에 쥐가 나서 힘들어했다. 계속 포기하려고 할 때마다 사람들이 응원해 주고 같이 달려주고 해서 결국 6시간 안에 완주를 했다. 그는 1km를 달릴 때마다 생각이 달라졌다고 한다. 그는 힘든 러닝을 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들은 저마다의 힘듦을 이겨내고,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마라톤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들은 모두 피니쉬 선에 도착하고는 오열했다. 힘들었던 자신과의 싸움과 그동안의 여정이 떠올라서 그랬을 것이다.
그들이 스스로를 이런 극한상황에 내모는 이유는 뭘까?
그러고 보면 에베레스트를 등반하는 사람, 빙벽등반을 하는 클라이머, 익스트림 스포츠를 하는 사람들 모두 자신을 극한 상황으로 몰아넣는다.
기안 84는 프로를 마치면서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가는 과정이 좋았다고 했다. 러닝을 하기 전에는 설레고 러닝을 할 때는 힘들고 죽을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러닝을 마쳤을 때는 진한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그런 반복되는 감정들이 좋아서 계속 러닝을 하게 되는 것 같다고도 했다.
그들이 느끼는 감정들이 어떠할지 상상조차 안된다. 한 번쯤 느껴보고 싶은 감정이기도 하다.
생각건대 극한상황을 즐기는 사람은 아마도 그런 상황에 놓였을 때 자신과 마주하며 가장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