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갔다. 횟수로는 거의 5년 만이지만 심정으로는 백 만년은 된 거 같다. 5년 전에 영화를 보다가 어느새 졸게 되는 경우가 생기자 더 이상 극장에 다니지 않게 되었다. 그러다가 팬데믹이 와서 극장에 갈 수가 없었고 요즘은 넷플릭스, 디즈니, 그리고 쿠팡 플레이까지 OTT
(Over-the-top-media service)가 풍성하다 보니 더욱 극장 갈 일이 없었다. 그런 나를 다시 극장으로 불러들인 영화는 바로 미션 임파서블이다.
오늘 본 영화는 미션 임파서블 8 파이널 레코닝이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 마지막이라고 한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가 1996년에 시작되었으니 마지막 시리즈까지 19년이 흘렀다. 오늘 보니 모든 시리즈의 주인공이었던 탐 크루즈도 많이 늙었다. 하지만 모든 액션과 고난도 스턴트를 육십이 넘은 나이에 해내다니 영화를 보면서도 보고 나서도 믿기지가 않는다. 얼마나 자기 일을 사랑하면 목숨을 담보로 하는 그런 고난도 스턴트 연기를 직접 할까 싶었지만 어쩌면 그의 그런 열정이 오늘까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있게 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리즈를 아주 좋아하는 팬으로서 이제 다시 볼 수 없다는 게 참 아쉽기는 하다.
이 영화는 디지털상의 모든 정보를 통제할 수 있는 사상 초유의 무기로 인해 전 세계의 국가와 조직이 마비되고 인류 전체가 위협받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에단 헌트(탐 크루즈)와 그의 팀이 해결하는 상황을 그려냈다.
영화를 보면서도 섬찟했지만 앞으로 AI(artificial intelligence)의 발달로 인해 우리가 겪을지도 모를 위기라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 호텔에 예약하려고 전화를 한다. 근데 전화를 건 것은 사람이 아니라 AI였다. 마침 호텔에서 전화를 받은 것도 사람이 아니라 AI였는데 이 둘은 서로가 사람이 아닌 AI인 것을 알게 되자 인간의 언어가 아닌 자기들만의 코드로 대화하자고 한다. 그리고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마치 외계어 같은 기계음이 들린다. 나는 이 화면을 처음 보았을 때 정말이지 소름이 돋았다. 실제로 구글에서도 AI끼리 서로 대화를 나누도록 훈련시켰다고 한다. 그랬더니 인간의 언어를 모방해 학습하던 인공지능이 기계끼리만 알아들을 수 있는 대화를 만들어 대화한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그동안 의학의 발전으로 많은 병들을 극복해 왔고 눈부신 과학의 발전으로 인공위성을 우주에 쏘아 올리고 달에도 가보았다. 하지만 우리가 아직도 극복하지 못하는 병들이 많고 지구와 가장 닮은 화성에는 정말로 생명체가 살 수 있을지 아직 정확하게 모른다.
먼 미래 우주전쟁이 설정인 스타워즈에서는 그런 최첨단 도시에서 결국 인간들이 싸우는 무기는 칼이다. 물론 광선검이지만. 이 영화에서도 모든 것이 버튼 하나로 설정되는 디지털 기계화로 생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무모해 보이기까지 하는 인간의 아날로그식 액션이다.
우리가 아직 발견해야 하는 것들도 많고 발전시켜야 하는 일들도 많지만 그렇게 계속 발전만 하는 것이 삶이 더 나아지는 방식은 아닌 것 같다.
전에 007 시리즈 마지막 편에서는 주인공 007이 스스로를 희생하여 인류를 구하는 내용으로 007이 마지막에 죽게 되어 너무 슬펐는데 미션 시리즈에서는 주인공 에단이 거의 불가능한 임무를 해내어 인류를 구하고 다시 돌아오는 해피엔딩이란 점도 좋았다.
빰빠라 따 빰빠라 따 ~ 어디선가 귀에 익은 미션의 테마곡이 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