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통, 편두통

by 재인

고통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의 고통도 있고 병으로 몸이 아파서 오는 육체적인 고통이 있다. 그중 어떤 것이 더 고통스럽다고 말할 수도 없고 이는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 또한 다르다.

나는 어려서부터 편두통을 앓아왔다. 정확하게 언제부터인지는 잘 모르겠다.

가끔 한쪽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프고 속도 메스껍고 가끔은 토할 것 같기도 하고 심하면 식은땀이 나고 어깨가 굳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들이 편두통이란 사실을 안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전에는 그저 잘 체한다고 생각해서 소화제를 달고 살았었다. 평소에 밥을 급하게 먹어서 잘 체한다고만 생각했고 당연히 위가 안 좋을 거라고 생각을 했다. 한번 체하면 증상이 쉽게 낫질 않고 심하면 며칠씩 앓기도 했다. 체했는데 배가 아픈 것이 아니라 왜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픈 것인지, 이것이 편두통 때문이란 걸 그때는 몰랐었다. 편두통이란 머리 한쪽에서만 나타나는 두통을 가리키는 말로 일측성, 박동성 통증이 일정 시간 지속되고 구역과 구토 증상과 빛과 소리 공포증이 나타나는 두통을 의미한다고 한다. 어느 날 동네에 감기로 잘 다니던 가정의원에서 내 편두통을 알게 되었다. 그날도 역시나 체했었는데 그 증상이 심해서 병원에 간 것이었다. 선생님은 내 증상이 체해서 두통이 오는 게 아니라 반대로 편두통 때문에 체하는 것 같다고 하셨다. 난 처음에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니에요. 선생님. 제가 급하게 먹어서 체하는 바람에 머리가 아픈 거예요. 했더니 아니란다. 잘 체하는 증상은 편두통의 부작용 중 하나라고 하신다. 그러면서 아마 위(胃)에는 별 이상이 없을 거라고 하셨다. 나는 내친김에 위내시경을 해 보았다. 근데 진짜 선생님 말 대로 위(胃)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 아. 그걸 지금까지 모르고 소화제만 달고 살았구나. 내가 너무 무지해 보이는 순간이었다. 선생님은 약을 처방해 주시면서 편두통은 참는 병이 아니라고 하시면서 증상이 시작된다 싶으면 바로 약을 먹는 것이 좋다고 하셨다. 편두통을 30년 넘게 앓아 온 나는 이제 누구보다 병이 시작되는 순간을 잘 안다. 일단 내가 밖에 외출 중이라면 어깨에 메고 있는 가방의 무게가 천근처럼 느껴지는 때가 온다. 더 예민하게는 머리에 묶은 머리끈이 무거워 머리를 풀어야만 한다. 이런 신호가 오면 편두통이 시작된다는 의미이다. 물론 나에게는. 그래서 나는 어디를 가던 항상 편두통 약을 상비약처럼 들고 다닌다.

나의 병에 대해 알고 있고 처방 약도 늘 가지고 다니기 때문에 사실 이제는 편두통이 그리 두렵지는 않다. 그렇다고 해도 편두통에 대해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두통은 늘 잊을 만하면 찾아오고 언제나 내 뒤통수를 칠 준비를 한다. 병원에서도 편두통의 원인을 찾아내기는 어렵다고 한다. 그래도 한 가지 사실은 알아냈다. 두통이 언제 찾아올지 모르지만 늘 소식(小食)을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적게 먹으니까 혹시 두통이 찾아와서 체하는 일이 생겨도 좀 덜 앓게 되는 것 같다. 빨리 회복되기도 하는 것 같고. 그래서 적게 먹으려고 노력한다. 그 편이 몸에도 좋으니까.

나를 그동안 끈질기게 괴롭히고 두렵게 만들었던 편두통과 이제는 정말 작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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