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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

by 재인

겨울 내내 한강 작가의 책과 보내다가 오랜만에 다른 작품을 읽게 되었다. 서점에서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한 손에 들어오는 내가 좋아하는 사이즈라 눈이 갔다. 그리고 단숨에 읽어버렸다.


고등학생인 해솔은 학교 내 따돌림으로 엄마와 함께 진평으로 전학을 온다. 소방관 아빠와 수영 연습을 하던 도담은 우연히 강에 빠진 소년을 구하게 된다. 그리고 이 둘은 서로에게 빠져든다. 둘이 사귀고 있던 어느 날 도담은 아빠가 해솔 엄마와 만난다는 사실을 알고 아빠에 대해 심한 배신감을 느낀다. 그러다 도담은 두 어른이 만나는 것을 목격하게 되고 놀란 해솔 엄마가 강에 빠진다. 하지만 구하러 들어간 아빠까지 다음 날 시체로 발견이 된다. 이 사건으로 도담엄마는 해솔까지 미워하게 되고 해솔은 도망치듯 진평을 떠난다. 2년 후 각자 대학생은 된 도담과 해솔은 우연히 만나게 되고 둘은 다시 서로에게 깊이 빠져든다. 하지만 아직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도담은 해솔을 밀어내고 둘은 헤어진다. 8년 후 소방관이 된 해솔은 화재 현장에서 크게 다치고 이 소식을 듣게 된 도담은 해솔을 만나러 간다. 그리고 둘은 8년이란 시간이 무색하게 아직 서로를 그리워한다는 곳을 깨닫고 함께 과거의 트라우마를 극복해 나가기로 한다.

읽는 내내 해솔과 도담에게 서로의 마음을 알려주고 싶었고 서로를 너무 사랑하는데 혹시 헤어지게 될까 봐 전전긍긍하며 읽었다. 해솔이 화재 현장에서 크게 다쳐 생사를 오갈 때 떠올리는 대사가 참 많이 와닿았다.

‘ 누군가 죽기 전에 떠오르는 사람을 향해 느끼는 감정, 그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사랑이란 말을 발명한 거 같다고. 그 사람에게 한 단어로 할 수 있는 말을 위해 사랑한다는 말을 만든 거 같다고.’


내가 느끼는 사랑은 뭘까? 우리는 사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아주 흔한 말이기도 하고 누구에게는 말하기 힘든 말일 수도 있고 누군가는 꼭 듣고 싶은 말일지도 모른다.


해솔은 말한다. ‘사랑한다는 말은 과거형은 힘이 없고 언제나 현재형이어야 한다.’ 고

오늘은 내가 사랑하는 이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야겠다. 현재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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