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이는 글
떡볶이를 사러 가는 길이었다. 날은 저물어져가고 있었고 나는 하늘을 보았다. 홀린 듯 집으로 다시 뛰어들어갔다. 내 카메라를 챙겨 나왔다. 사진을 찍는다. 저 하늘이 너무 예뻐서 카메라를 들 수밖에 없었다.
카메라를 어떻게 만지는 지도 잘 모른다. 그냥 기본적인 값들만 조정해서 촬영했다. 오래된 카메라라 그런지 사진에 필터가 씌어진 느낌이었다. 카메라가 견딘 세월이 그 사진 속에도 고스란히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사진을 찍는 것이 생각보다 무의미한 일이라고 많이 생각한다. 나도 여행을 하거나 일상에서 어떤 것을 보고 이 기억을 간직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저 인스타에 업로드하고 싶어서 찍은 적이 있다. 굉장히 쿨하지 못한 자세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저 내가 아름답게 본 하늘, 즉 나의 시선을 누군가도 같이 봤으면 하는 마음이기도 한 것이다. 내가 느낀 아름다움이라는 가치를 공유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 카메라는 아버지가 거의 17년 전에 구매했던 카메라이다. 우리 가족이 처음 해외여행을 가는 때에 공항 면세점에서 구매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 가족의 첫 여행을 사진으로 담아두고 싶어 했던 아버지의 마음일 것이다. 그 결과 나의 외장하드에는 거의 6년어치의 가족사진이 저장되어 있다. 나는 가끔 그 사진첩을 꺼 내본다. 웃긴 사진들도 참 많다. 어떻게 저런 표정을 지었을까? 하는 순간들도 많고 왜 저렇게 귀여울까? 하는 순간들도 있다. 그 사진들의 추억 속에 한발 한발 적시다가 결국 마음까지 적셔지기 시작하면 눈물이 나올 때도 있다. 그리움이라는 감정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후회로 이어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후회할 건 없다고 생각한다. 사진 속에 나를 보면 그 누구보다 환하게 웃고 있고 누구보다 행복한 표정과 몸짓을 하고 있다. 10년 전의 내가 이때 행복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아버지는 행복이라는 가치를 프레임 안에 담아내신 것 같다. 이 행복 비록 과거이지만, 내가 앞으로 나아가는 데에 있어서 앞길을 비춰주는 조명과 같다. 아주 큰,영화 촬영할 때 쓰는 조명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