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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 Jan 15. 2023

용기가 부족합니다. 그리고... 실력은 더 부족합니다.

공부방 창업에 대한 고민.

   2022년 일을 시작하였다. 일을 시작하고 보니 내 아이들을 돌보면서 돈도 벌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졌다. 내 성장도 멈추지 않고 싶었다. 세상에 어디 그런 만만한 일이 있을까?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렇게 생각한 게 글쓰기 지도를 위한 공부방이었다.  큰 아이와 지인의 아이들의 글쓰기 지도를 한 경험이 이를 생각하게 했던 것이다. 나는 2023년이 되면, 글쓰기 공부방을 차려보고 싶었다.

   젊은 시절의 난, 일을 저질러놓고 그 일을 수습하기 위해 내 시간을 들였고, 내 능력을 키웠다. 늘 그랬듯 이번에도 공부방 창업을 마음먹고는, 공부방 창업을 위해 검색을 하였다. 그리고 독서논술 공부방 프랜차이즈 회사에 연락을 하고, 상담을 받았다. 일단 일을 저지르면 뒤에는 어찌어찌 된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이다.

  상담을 받고 돌아서니, 이전의 나와는 달리 겁이 많이 났다. 아무리 내 집을 이용해서 하는 창업이라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지는 않다고는 하나, 정말 '나'... 잘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니 이전에 일을 저질렀던 결정들은 대부분이 배움을 위한 결정들이었다. 배움을 위한 것이니 학생이 되어 배우면 그만이었다. 시간을 내면 됐었고, 책을 읽으면 됐었다.  잘 돼도 나 혼자만의 실력 향상이었고, 못 돼도 나 혼자만의 작은 실패였던 것이다. 하지만 공부방은 타인에 대한 책임의 문제이지 않은가!

   이차적으로 고민되었던 문제는 내  아이들의 공간 영역을 내가 동의 없이 침범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부방이란 것 자체가 내 집에서 하는 창업이다. 우리 가족만의  안락한 공간을 사업장으로 써야 한다는 말이다.  이 말인즉슨 내 아이들이 지금처럼 편히 쉬거나, 편히 책을 보고, 편히 공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동의와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어린아이들에게 미안한 부분이기도 하다.

   세 번째로 고민되는 부분은 내 아이들 관리 부분이었다. 공부방을 하다 보면 쉬엄쉬엄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아무래도 푸시를 할 것이고, 돈을 받은 아이들에게 신경 쓰는 게 먼저이지, 내 아이가 먼저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내 아이가 방치의 수준을 벗어나  방임과 소외시킬 수도 있게 될 것 같았다. 과연 아이가 이 부분을 이해하고 서운한 부분이 생기지 않을까?

   네 번째로 고민하게 된 부분은  내 실력이었다. 과연 내가 돈을 받고 아이들을 가르칠 만큼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가? 게다가 아이들을 좋아하는 것일까?


  이런저런 고민 끝에 난  잠시 멈추기로 했다.  자립을 위한 용기가 부족하다. 그리고 실력은 더욱 부족하다. 실력이 받쳐준다면 두려움을 이겨보고 용기를 내볼 수 있지 않을까? 난 아직 더 배워야 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을 겪어야 하며 그런 시간을 보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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