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뜨거운 안녕인지 아는 사람만 안다.
"조금 더 볼륨을 높여줘 비트에 날 숨기게
오늘은 모른 척해줘 혹시 내가 울어도
친구여 그렇게 보지 마 맘껏 취하고 싶어
밤새도록 노랠 부르자"
좁디좁은 현대 아토즈, 내 덩치와 전혀 안 어울리는 내 첫 차.
우리 동네 저 구석, 인적 드문 새벽 1시 언젠가, 가로등불 없는 곳에서 멈추어 선다.
"이 밤이 지나면 잊을게
너의 말처럼 잘 지낼게
가끔 들리는 안부에 모진 가슴 될 수 있길
어떤 아픔도 견딜 수 있게"
가슴이 찢긴다는 진부한 그 말이, 내 심장을 파고들어 현실이 되다니...
"소중했던 내 사람아 이젠 안녕
찬란하게 반짝이던 눈동자여
사랑했던 날들이여 이젠 안녕
달빛 아래 타오르던 붉은 입술
떠난다면 보내드리리
뜨겁게 뜨겁게 안녕"
아니, 나는 못 보내 주겠는데? 내가 뭘 잘못했어? 내가 뭐 그리 무정하게 대했어? 그때 그 말들은 진심이 아니란 거 알잖아? 이런저런 인생의 무게를 함께 견디고 있었잖아. 다 이해하잖아. 근데 왜 그래? 왜 갑자기 그러나고? 왜 나를 버리는데? 왜 나를 떠나려고 하는데 왜왜왜왜왜왜?
"너를 품에 꼭 안고서 처음 밤을 새우던 날
"이대로 이 세상 모든 게 멈췄으면 좋겠어"
수줍은 너의 목소리 따뜻한 너의 체온
이 순간이여 영원하라"
그녀를 처음 본 순간, 다시 만난 순간, 처음 손 잡은 순간, 막차시간 끝까지 헤어지기 싫었던 그 밤.
수줍게 건넨 편지와 선물들, 작은 것들에 행복했던 기억들, 함께 그려본 머지않은 미래들.
버거웠던 청춘살이, 버텨야 하는 현실에 바빠야 했던 우리들,
서로가 힘들까 봐 차마 건네지 못했던 진심들,
그래도 함께여서 행복했는데, 함께여서 견딜 수 있었는데, 함께여서 꿈꿀 수 있었는데,
그녀는 왜 그 말을 했어야 했을까?
"이 밤이 지나면 잊을게
너의 말처럼 잘 지낼게
앞만 보고 달려가자 바보처럼 울지 말자
너를 위해서 나를 위해서"
눈물이 난다. 볼륨을 높인다. 아토즈가 들썩거 린다.
이 차는 내 덩치를 품기에 너무 작았다. 내 슬픔을 담기에 그 볼륨은 너무 작았다.
가사가 이상하다. 이 밤이 지나면 잊는다고? 너의 말처럼 잘 지낼게?
참 나...
나는 평생 못 잊을 것 같은데? 잘 못 지낼 것 같은데? 그냥 막살아버릴 건데? 아니
끝까지 너 쫓아다닐 건데!
"부디 행복한 모습이길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도
모른 척 스쳐 갈 수 있게
멋있게 살아줘
뜨겁게 뜨겁게 널 보낸다
안녕"
얼마나 울었을까?
무정하게도 세상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내 인생에 조금도 관심이 없다는 듯,
창밖에는 동이 터 온다.
그녀 없는 첫날이 밝아온다.
낯설다. 모든 게.
어떻게 살까?
제법 쌀쌀했던 2007년 12월 초, 겨울 어느 날.
나는 그렇게 뜨거운 아침을 맞이했다.
내 인생에서 가장 뜨거웠던 아침을.
곡, 가사:
뜨거운 안녕 - 토이 6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