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가볍거나, 무거운 것에 반하는
내 존재의 무게는 얼마나 하는가.
시간 선을 따라 흘러가는 인생에서 나의 존재의 무게는 어떠했을까.
가볍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한없이 천박하고, 가벼운 언행은 나를 땅에서 띄웠다.
분위기에 휩쓸렸다는 명목으로,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쾌락을 좇고, 멋대로 판단하고, 제멋대로 해석해 버렸다.
남에게 상처를 주고, 아무렇지 않은 듯 제 갈 길을 갔다.
무겁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어깨에 있는 짐들이 내 어깨를 한없이 짓누를 때, 땅과 내 발바닥이 너무나도 붙어 발목까지 깊숙이 박힐 때,
이대로 침전하면 더 이상 내 모습을 보지 않아도 되겠지 생각했다.
상처를 받아 곱씹고는, 그 꼴을 보기 싫다며 눈을 감아버렸다.
내 존재가 이렇게나 줏대 없는 것을 진작 알았더라면 시작조차 안 했을 것이다.
이 난제 한복판에서 정답을 알고도 써 내려가지 않고, 문제조차 몰라 발을 동동 구르거나, 답을 몰라서 닥치는 대로 무엇이든 잡아 써 내려갔다.
인생은 흔들리고 싶지 않은 마음을 비웃듯, 다채로운 사건들을 선사하고는 뒷짐 지고 나를 쳐다보는 것 같다.
'이젠 어떡할래?'
그러니까, 내 모든 '행'은 그 다채로운 사건들에, 인생의 물결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동'하고 있다.
그러니 힘들 수밖에 없다. 그냥 흘러가면 되는데, 그냥 하면 되는데, 나는 그게 안 되는 사람이니까.
그래서 모든 것에 대항하려 한다. 그것이 비록 에너지를 소모하는 방향이어도.
한없이 나를 가볍게 만드는 것을 거슬러서, 한없이 나를 무겁게 만드는 것을 거슬러서.
그 모든 것에 대항하면, 내 존재를 더 단단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무엇을 찾는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멈추지 않는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