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이 없다면 떠나고 싶은 여행

by 강은자

두려움이 없다면 떠나고 싶은 여행이다.

출발을 기준점으로 잡지 않아도 되는 상태로

희망의 새싹이 나는 봄에도 무더운 여름에도

바람 한줄기 예쁜가을날에도 소복하게 눈이 내려 쌓이는 겨울에도 누군가에게 이유를 남기지 않고 스스로에게도 설명하지 않는

지도같은것은 필요하지 않다

방향은 그때그때 바뀐다.선택은 즉흥이 아니라

무념<無念> 떠오르는 생각이 없거나, 있어도 집착하지 않음

무상<無想>(이미지·개념)을 만들어 붙잡지 않음 무념무상


정하지않았기에 길을잃는다는표현은 쓰지 않고 다만 잠시 멈춘다.멈춤은 실패가 아니고 돌아오는 날짜를 정하지 않을것이다


처음 듣는 바람 소리로 불리는 곳으로 새벽이면 알수없는 시간에 긴 기적을소리를 내면서 달리는 기차에 몸도 싫어보고 젖은 창문에 흐르는 빗방울도 바라보 면서 잠시 생각들을 내려놓는 시간도 추억을 남기고싶다


주소보다 날씨가 먼저 이고 표지판보다 앞서는 생각속에 장소.기억보다 현재가 빠른 곳.

그곳에서 나는 나를 흔들리는 열차에 고된 삶을 내려놓는다 이전에 내가 무엇이었는지도 꺼내지않는다.필요한말만남긴다.희망만갖는다


대답은 짧고,침묵은 충분하고 아무도 묻지 않으면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는다.


여행은나를 바꾸기 위한 것이 아니다.

바뀌려는 의지조차 잠시 내려놓는다

기록도남기고 싶지않아 걷다가 멈추고,멈추다 다시 걷는다 결과에는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비바람 치는 날에도 나를 부르는 이름이 없다.불리지 않기 때문에나는 반응하지 않아도 된다.그렇게 세상과 맞서면서 살아간다


눈에 띄지 않게,흔적을 남기지 않으며.

만약 돌아온다면 이전과 같은 사람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더 나아진 사람도,더 강해진 사람도 아니다.

조금 덜 말하는 사람,조금 늦게 대답하는 사람,

설명보다 침묵을 먼저 선택하는 사람 직선적인 말투보다는 곡선으로 좀더 부드러운 말투를 사용하는 사람이고싶다 두려움이 다시 생긴다면나는 멈출 것이다.



시간표가 사라지면 시간은더이상나를관리하지 않고 익숙한 이름이 붙은 장소는 지나친다

그때까지는정하지 않은 채로 이동한다.

내가 두려움이 없을 때 허락하는 유일한 방식의 여행이다. 두려움없는 여행길에도 소소한 행복이 있을것이다

지나간날들의 고단함도 오늘의 나의 단단함도 삶의길이 위로가 되었으면한다 세상의 빛과소금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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