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물
우리가 매일 쓰고 있는 물은 언제까지나 안전하고 깨끗할 수 있을까? 심각한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깨끗한 물을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은 기후변화와도 깊은 관계가 있다.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가고 있는 2050년까지의 탄소중립실천에 많은 의문이 더해가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배출된 이산화탄소 총량은 약 1.5조 톤으로 이 정도의 배출량이면 앞으로 수백, 수천 년 동안 지구온난화를 지속시킬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한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421ppm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산업혁명 이전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약 280ppm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한 세기 만에 무려 141ppm이나 상승한 것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환경에 많은 관심을 가져 초등학교에서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많은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어 한편으로는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환경에 관한 한 세계적으로 환경깡패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상황이고 OECD 국가 중에서도 최하위를 면하고 있지 못하는 추세이다.
그러면 우리가 매일 쓰고 있는 소중한 물은 기후변화와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 각종 공해를 유발하는 산업화에 의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바닷물에 의해 흡수된다. 흡수된 이산화탄소는 물과 작용하여 탄산을 만들어내고 탄산은 수소이온과 탄산이온을 배출한다. 수소이온이 늘어날수록 바닷물은 산성화가 되어간다. 바닷물이 산성화 된다면 또 어떤 일이 생길까? 바닷물이 산성화 되면 해양 생물의 개체 수가 감소하는 등 해양 생태계에 매우 큰 악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이산화탄소의 증가는 결국 우리가 마시는 물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 환경부가 측정한 4대 강 수질자료에 따르면, 수소이온농도(pH)가 매우 높은 수치를 나타낸 것으로 밝혀졌다. 낙동강, 금강, 영산강의 pH 수치가 환경정책기본법에서 허용하는 기준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나, 녹조의 증식이 수질을 크게 악화시키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수질악화는 곧 온전한 깨끗한 물을 마시는 데 있어서 더 많은 비용을 초래할 뿐 아니라 직간접으로 우리에게 피해를 끼친다.
아이슬란드의 작가 안드리 스나이르 마그나손은 그의 저서 '시간과 물에 대하여'에서 지구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다양한 자연환경 훼손의 심각성을 고발하며 경고하고 있다. 그는 히말라야산맥의 안나푸르나와 다울라기봉 사이의 거대한 빙하에서 발원하는 칼리 간다키강이 흘러 치트완국립공공원을 지나 간닥강을 지나 성스러운 갠지스강에 이르는 맑고 투명한 물을 그리워하며 찬미하고 있다. 영혼을 씻어줄 듯한 맑고 청량한 물줄기는 오늘날 페트병 속의 물에 의존하는 현대인에게는 갈망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세상은 어떻게 반응하는가. 세계 기후변화에 어느 나라보다도 관심을 보여야 할 미국조차 기후변화의 위기는 남의 일이다. 미국 에너지 관리청의 새 보고서에서는 미국 에너지 부분의 미래를 2050년까지 다음과 같이 전망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 같은 단어는 보고서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으며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에서 과학자들이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완전히 중단해야 한다고 결론 내린 것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다. 오히려 2050년이 되어도 자동차들은 대부분 휘발유로 달릴 것으로 전망되며 미국은 2020년에 석유 및 천연가스 수출국이 될 것이라고 한다(시간과 물에 관하여, 안드리 스나이르 마그나손).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기후변화가 가져오는 이상현상은 TV의 전파를 타고 귀에 들려온다. 2024.2.5 일 현재 일본 홋카이도의 오비히로엔 눈이 120cm나 쌓였고 아직도 내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학교는 임시휴교령이 내려졌고 기상학자는 기후변화에 의한 이상 폭설이라고 강조한다.
환경을 지키고 보호하는 일은 반드시 인간만을 위한 일은 아니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들이 건강하고 오염되지 않은 환경에서 살아갈 권리가 있다. 깨끗한 물을 마시고 좋은 환경 속에서 삶을 영위하려면 지금부터라도 고통을 감수하는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 이메일을 하나만 줄여도, TV시청을 30분 줄여도,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등 주위에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는 수천 가지의 방법이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국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기후깡패하는 오명을 쓸 정도로 국제사회에서 외면받아왔다. 그러나 현재에도 OECD 국가의 평균을 훨씬 웃도는 에너지 소비를 보여주고 있는 만큼 충분한 탄소중립을 위한 정책이나 국민들의 이해도와 실천은 매우 미흡한 성황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각종 경고음은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근 한 언론의 기사제목은 눈을 찌푸리는 정도를 지나 심각한 위기감을 고조시킨다.
물과 좋은 환경을 위한 노력은 실천 없이 거저 주어지는 것은 아니고 고통을 참는 인내와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그만큼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