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마라토너 거북 맘
Aug 27. 2023
어디선가 조금씩 미세하게 느껴지는 떨림.
멈출 기미가 없는 그 떨림은 이내 지진의 전조증상처럼 점점 커지는 진동이 된다.
동시에 엄습하는 왠지 모를 불안과 두려움.
'뭐지? 설마 지진인가?'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피며, 계속되는 진동의 원인을 찾아본다.
땅을 가르고 건물을 무너뜨릴 듯 점점 세찬 기세로 지축을 울리는 진동의 원인은 바로...
향긋한 모닝커피가 평화와 여유를 가져다주는 이 시간,
진작부터 홀로 앉아 무념무상의 얼굴로 카페 구석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그대!
달달달달, 콩콩 쿵쿵
쉴 새 없이 촐싹 맞은 두 다리를 떨고 있는 바로 그대!
처음엔 그저 단순히 거슬리는 수준이던 그 떨림은, 이제 나의 모든 신경과 감각을 집중시키며
진도 5.8의 세기로 떨어대는 방정맞은 두 다리를 죽일 듯 노려보게 한다.
'작작 좀 떨어라, 골이 울린다.'
'떨지 마라, 속이 울렁거린다.'
개의치 않고 꿋꿋이 내 머릿속을 울리는 그대의 떨림은
그대 내면의 불안과 초조인가.
당신, 떨고 있나, 두려운가.
떨지 마라, 그대.
쫄지 마라, 당신.
지금 당장 주책맞게 떨고 있는 두 다리를 멈추게 하고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가라.
가슴을 펴고 고개를 당당히 들어 하늘을 보라.
걸어라, 뛰어라.
구석에 앉아 달달 거리지 말고.
떨지 마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