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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라토너 거북 맘 Nov 14. 2021

Brunch는 '힐링'입니다.(1)

Sunday엔 브런치 / 일상 이야기

"일요일엔 내가 짜파구리 요리사!"
짜라 짜라 짜라 짜짜 짜파구리~


이 광고의 CM송을 아는 사람이라면 대강의 연식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우리 가족에게는 일요일엔 'Brunch'이다.


'브런치'는 아침 식사와 점심 식사를 대신하여 그 시간 사이에 먹는 식사를 말한다.
서구에서는, 대게 샴페인이나 칵테일을 곁들인다.
영어 단어 'Brunch'는 'breakfast'와 'lunch'의 혼성어이다.
한국어로는 아침 겸 점심, 속어로 '아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누구나 다 아는 '브런치'의 정의이다.


우리 가족이 매주 일요일마다 '선데이 브런치'를 즐긴지는 꽤 오래되었다.


두 아이들이 유치원에 들어갈 무렵부터 시작됐으니

그 역사가 족히 십 년은 넘은 듯하다.


한국에서는 굳이 호텔이 아니더라도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예쁘고 좋은 카페들이 많지만

사이판에서 특히 'Sunday Brunch'는 거의 대부분 호텔에서 이루어진다고 보면 된다.


호텔 '선데이 브런치'는 그동안 우리 가족에게 무척 중요한 '의식'이나 '행사'에 가까웠다.


남편과 나에게 '선데이 브런치'는...

일요일 아침, 느즈막 하고 게으르게 일어나

쾌적한 호텔 레스토랑에서 친절한 서비스를 받으며 맛있는 음식들을 즐기고

이런저런 수다와 함께 스파클링 샴페인 잔을 서로 부딪쳐가며

일주일간 쌓였던 피로와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었다.


우리 두 거북이들에게 선데이 브런치는...

즐길거리, 놀거리가 부족하고 열악한 작은 섬에서

유일하게 일주일에 한 번 예쁘게 차려입고

마치 공주님이 된 듯 우쭐대며 뽐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었다.

섬답게 선데이 브런치의 인기 메뉴는 역시 싱싱한 사시미이다.




그렇게 일요일마다 온 가족이 똘똘 뭉쳐서

각 호텔마다 돌아다니며 '선데이 브런치 투어'를 하던 시절도 이제 끝난 듯하다.


특히 작은 녀석은 언제부턴가, 아빠 엄마를 따라나서기보다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걸 더 선호하게 됐다.

오늘 아침만 해도, 아예 대놓고 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녀석이라니...



'녀석들이 벌써 이렇게 컸구나' 싶은 마음과 함께

뭔가 허전하고 쓸쓸한 마음으로

오늘도 남편과 나는 샴페인 잔을 부딪쳤다.


'그래, 뭐 그런 거지...'

그래도 역시

일요일엔 '브런치'이다.


특히, 일주일 내내 두 거북이 녀석들 온라인 수업을 챙기고

하루 삼시 세끼에 간식까지 갖다 바쳐야 했던 나에게

남이 해 주는 음식은 무조건 다 맛있고 '땡큐 베리 감사'이다.


오늘도 우리 부부는

'Sunday Brunch'에서 '힐링'을 하고 '위로'를 받았다.

이렇게 또 아쉽고 아까운 일요일이 지나가고 있다.



 샴페인은 일요일 오전이 제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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