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일상 이야기

by 마라토너 거북 맘

반딧불이의 축제인가.

손톱만큼 작은 모닥불을

수평선 위에 피우고

너울거리며 춤을 춘다.

내 마음도 춤춘다.


모닥불은 점점 뜨거워지고

내 마음도 달아오른다.

진홍빛 불씨가 서서히 번지고

모락모락 저녁연기가 피어오르면

드디어 축제가 시작된다.


무심한 도시의 뒷골목에도

지친 나그네의 눈 속에도

벌겋게 달아오른 불꽃이 일렁이면

모두를 위한 불쇼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세상을 태우려는 듯

무섭도록 짙어지는 붉은 하늘은

뜨거운 불덩이를 삼키고 춤을 춘다.

내일은 다시 오지 않을 것처럼

처절한 몸부림을 친다.


사그라드는 모닥불이 아쉬워

손을 뻗어 붙잡아 보지만

서서히 다가오는 검은 그림자는

마지막 불씨 하나까지 매정하게 덮어버린다.


축제는 끝났다.

언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태연한 암흑이 내려앉으면

내 마음도 어둡고 깊은 심연으로 가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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