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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라토너 거북 맘 Dec 03. 2021

관찰 냥

반려묘 이야기

늘 높은 곳에 임하시어

우리를 친히 굽어 살피시는 관찰 냥 자매님들.


큰 언니가 온라인 수업을 제대로 듣고 있는지

맨날 성질내는 작은 언니는 게임을 잘하고 있는지

아까부터 엄마는 도대체 무슨 요리를 하고 있는 건지

아빠는 왜 텔레비전을 보면서 계속 웃는 건지.


궁금한 것도 많고 신기한 것도 많은 우리 냥 자매들은

아침부터 밤까지 우리 가족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감시하는 재미로 하루를 보낸다.


이제 게임 좀 그만하지?
똑바로 해라, 언니야.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이리저리 굴리고

그 작은 머리를 갸웃 거리며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날 보는 너희들!


이제 그만 그 뜨거운 관심을 좀 거둬 주겠니?

나도 사생활이란 게 있잖니, 얘들아.


화장실까지 따라 들어오면 어쩌자는 거니.

덕분에 변비가 다시 생긴 거 혹시 아니?


엄마도 샤워는 혼자서 즐기고 싶단다.

밖에서 아무리 문을 박박 긁어대며 징징 거려도

이제 욕실 문 안 열어 줄 거야.


"엄마, 그렇게 나오겠다 이거지?"

"그렇다면, 엄마가 제일 싫어하는

젖은 발로 모래 화장실 들어갔다 나와서

이방 저 방 돌아다니기 할 거야!"


'비뚤어질 테다'하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는 너희들!


어허! 이 녀석들이 오냐오냐 하고

예쁘다 예쁘다 해줬더니

정말 안 되겠구나!


아무래도 엄마가 앞으로 너희들을

더 많이 사랑해줘야겠어!


"엄마, 나 좀 봐봐, 이래도 안 쳐다볼 거야?"

눈에서 레이저 빔을 쏘듯

뚫어지게 쳐다보는 너희들의 강렬한 눈빛이

가끔씩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그건 행복한 집사의 투정이겠지,?


사랑한다 얘들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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