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풀
아무도 눈길 주지 않는 곳에서 한 톨의 흙만 있어도 뿌리를 내리는 꽃. 작고 여린 꽃이지만, 그 삶은 억척스럽다. 쓸모없는 잡초라 하여 쉽사리 뽑혀 나가는 슬픔을 지닌 풀꽃. 그러나 아무리 밟히고 스쳐 지나도 생명의 꽃을 피워낸다.
늘 지나치는 길목에서도 나는 그를 몰랐다. 그가 나를 부른 후에서야 나는 그를 사랑하게 됐다. 작고 앙증맞은 신비로움에 꽃이 부끄러울 만큼이나 가만히 들여다본다. 쪼그려 앉아 눈을 맞추지 않으면 꽃이 피었는지조차 모를 만큼 작은 꽃.
그러나 그 깨알 같은 꽃송이는 조용히 빛을 머금고 피어나,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아무도 봐주지 않아도, 불러주는 이 없어도 그저 피고 지기를 반복하며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잎이 석류나무를 닮아 ‘석류풀’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풀꽃.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 꽃받침. 그 작은 꽃을 더욱 신비롭게 감싸는 다섯 장의 꽃받침이 마치 하얀 별처럼 빛난다.
8월부터 10월까지 쉼 없이 피고 지는 꽃. 작고 소박한 풀꽃이지만 들여다볼수록 그 안에 깃든 섬세한 아름다움이 보인다. 흔하디 흔한 잡초라 생각했던 꽃. 이제는 집안에서라도 가꿔 보고 싶어진다. 그 작지만 강인한 생명력을, 그 소박하지만 눈부신 아름다움을 가까이 두고 바라보고 싶다.
이렇듯,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면, 풀꽃 하나, 풀잎 하나에도 매력이 깃들어 있음을... 작고 보잘것없다고 여겼던 것들이 어느 순간 마음속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