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공간을 따뜻하게 만들 때가 있다. 그저 있어 주는 것만으로, 그 사람이 머문 자리마다 온기가 번진다.
민아는 수련관에서 그런 청소년이었다. 마치 부드러운 햇살처럼.
처음 민아를 만난 건 중학교 1학년 때였다. 작은 키에 귀여운 얼굴, 살며시 인사를 건네며 수련관 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날부터 민아는 조잘조잘 밝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고, 가끔은 조용히 내 옆에 와 앉아 마음속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 솔직함이, 그 다정함이 참 예뻤다.
요즘 청소년들은 바쁘다. 학교 수업에, 시험 준비에, 주말마다 이어지는 학원까지. 민아 역시 빼곡한 일정 속에 살았지만, 틈틈이 시간을 내어 수련관 활동을 꾸준히 이어갔다. 공예 동아리에서는 손끝으로 정성을 빚어내고, 봉사 동아리에서는 조용히 누군가를 돕는 손길이 되어 주었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청소년운영위원으로 수련관의 든든한 한 축을 맡아 주었다. 내가 믿고 의지할 수 있었던 청소년. 작은 체구지만 마음만은 언제나 넉넉했고, 늘 맡은 바를 성실히 해내며 묵묵히 곁을 지켜주었다. 민아의 밝은 웃음과 부드러운 말투는 어느새 나에게도 큰 위로가 되고 힘이 되곤 했다.
하지만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민아는 수련관 활동을 내려놓아야 했다. 대학 입시에 집중해야 했다. 누구보다 열심히 달려온 민아를 응원했다. 그리고 다시 시간이 흘러 민아는 수련관을 찾아왔다. 대학생이 되어 한층 깊어진 웃음을 머금고.
그녀는 누군가의 아픔을 보듬고, 또 다른 누군가의 하루를 밝혀주는 간호사의 꿈을 갖고 있다. 오랜 시간 곁에서 지켜본 민아. 그 따뜻함과 다정함이 앞으로도 잃지 않길 바란다.
조금 더 넓고 낯선 세상 속에서도 스스로의 햇살을 품은 채,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빛나기를.
그리고 나는 오늘도 마음속으로 조용히 응원한다. 늘 그랬듯, 민아의 앞날에 고운 빛이 머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