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에게 건내는 일종의 고백

0921 하우스 와인 2잔과 올리브와 치즈

by PARKYOON

25년 9월 19일

은에게 건낸 일종의 고백


언니 나는 아무래도 음악을 생각보다 훨씬 더 좋아하나보다



_


음악을 좋아한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있을까?

그냥 나도 딱 모든 이들이 좋아하는 정도

대중이 향유하는 평균값이라고 생각했다


비단 음악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닐지도 모른다

예술이든, 브랜드든, 내가 디깅하는 것들이

딱 모든 대중의 평균 정도, 그쯤이라고 생각했다


_


나의 특별함을 발견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누군가가 나의 스페셜리티를 발견해줄때

다 이정도는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이유는 모르겠다)


_


자연스럽게 마주하는 인연들이 있는데

웬만하면 적당한 기간 머무르다 떠나던데

은 나에게 일종의 애증의 인연

계속 함께 하고 있다 그것도 자연스럽게

누구 하나 억지로 불러내지 않고, 끌려가지 않으면서도


_


애'증'인 이유는

나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고

가끔은 나에 대해 너무 몰랐고

그냥 내가 너무 좋아했던 사람이라

한때는 나 혼자 실망했기도 했어서

자연스레 멀어지고 싶다는 생각을 꽤 자주 했었다

모든 사람들이 그랬듯이


그럼에도 '애'증인 이유는

나에게 너무 감사한 사람이라

줄곧 나와 좋은 것들을 봐주고

그냥 언젠가 툭툭 나를 찾아주는 게 고맙다


_


주어진 것들을 꼼꼼히 해내지 못하는 것이 항상 속상했던 나에게

은 주어진 것을 항상, 비슷하게, 성실하게 해내는 사람

그리고 무던한 사람

다른 것을 이미 경험해보고, 그 바운더리에서 다른 방향을 찾아 또 묵묵히 할 수 있는 것을 해내는

나와 다른 성실함

이유를 크게 달지 않는 사람

핑계가 없는 사람

글을 쓰면서도 그 재능이 부러워지는


_


인연이라는게 신기하다

은을 보면 유독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애써 이어내려하지 않는데

자꾸 이어지는게 참 인연이다 싶어


_


함께 한 시간이 참 많고

특히 함께 들은 음악이 참 많다

물론 음악인만치 듣진 않았으나

원래 나라면 상상도 못할 양의 공연들을 함께 했으니


유독 인상 깊은 것은 형수님,,케이윌

며칠 전 순환의 공연

처음으로 간 이태원 클럽

큰 도움이 못 되었던 크래비티

결국 혼자 간 혁오


_


곱창에 청하 마시면서 했던 모든 말들은

정말 은연 중에 나온 진심이라

나도 어느정도 놀랐고

아무튼 나는 음악을 생각보다 꽤 좋아했고

그 길엔 항상 은의 영향이 있던 것 같아서

굉장히 자연스러운 고백을 했던 것 같아


음악도 좋고

뜻대로 되지 않는 순간들도 좋다

그 중 우리의 모든 순간들이 포함 돼


은에게 나는 어떤 사람일까

사실 별로 중요하진 않지만


나에게 새로운 꿈을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남겨


_


중학생 때 왕따를 당했을 때

되게 오랫동안 집 근처를 산책했다


이어폰을 끼고 최소 1시간, 많이는 2-3시간을 걸었다

주로 들었던 노래는 아마 윤딴딴, 디오,,, 잔잔한 노래를 들었던 것 같은데

그냥 귀를 음악으로 막고

계속 걸었다


내가 어떤 점이 못나서

미움을 받고 있는가,,, 의미 없는 질문들을 되새기면서

그래도 귀를 막고 계속 걸으면 기분이 좋아졌던 것 같아


지금도 선선한 날 별생각없이 노래들으면서 걷는 시간이 제일 좋다


_


아무튼.

음악이 좋다

물론 나의 플리는 개판이지만

귀와 눈이 즐거운 삶이 좋다


음악도 좋고 대화도 좋아...

그치만 음악도 대화도 여유가 있어야 해

열심히 살아야지...


_


난 망하면

엔터에 갈거야

왜 가고 싶은지 생각해봤는데

음악도 공연도 너무 좋아해


_


그래도 이왕이면 사진을 찍고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