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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퍼 Jun 10. 2024

그들만의 세상

저만큼 돈이 많았으면...

아이와 '하이큐'영화를 보기 위해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2자리밖에 안 남았는데 하필 좌석도 떨어져 있어 고민하다 그냥 보기로 결정하고 현장결제를 했다. 그런데 영화가 시작될 때까지 반정도 빈좌석이었다. '이상하다. 분명히 만석이였는데...'


아이에게 엄마가 뒤에 뒤에 있으니 걱정 말고 혼자 영화를 보라고 다독이고 있는데 뒷좌석에 앉은 여자분이 나에게 말을 건다.

"여기서부터 기까지 다 제가 샀어요. 아이 옆에서 편히 보세요." 티켓을 보여주는 그녀에게 감사하다고 거듭 인사하고 아이 옆에서 영화를 봤다. '이상하다. 분명히 만석이였는데 왜 이렇게 사람이 없지?'영화를 보는 내내 앞의 빈좌석들이 눈에 거슬렸다.


영화가 끝나고 집에 가려는데 사람들이 갑자기 한 줄로 줄을 서기 시작한다. '이건 또 뭐지' 싶어 나도 아이와 줄을 선 후 앞에 서 있는 남자분께 이게 무슨 줄이냐고 물어봤다.

"하이큐 굿즈를 줘요"

"굿즈가 뭐예요?"

"영화 포스터와 엽서요"

티켓 한 장당 한 개의 굿즈를 주는데 앞에 줄을 서신 분들이 여섯, 일곱 개씩 상품을 받아가신다.

'굿즈를 받기 위해 여러 개의 영화표를 한 사람이 산 것인가?'

내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행동을 하는 그분들을 보며 나와는 다른 세상에 사는 분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남편에게 이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했더니

"여유가 있으면 그 정도 취미생활은 할 수 있지"라며 덤덤하게 이야기한다.

이 남자도 대단한 사람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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