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들이 달리는 10차선 도로에서 아이를 밀다
생각하고 행동하길
내 두 아이는 저녁 8시에 태권도 수업을 듣는다. 늦은 시간이라 걱정되어 항상 내가 도장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도장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타면 돌고 돌아 맨 마직막에 내려야 해서 10차선 도로만 건너면 바로 집인 거리가 20분 넘게 걸린다. 그럼에도 안전을 생각해 태우고 싶은데 아이들은 걸어서 집에 오고 싶다고 한다.
오늘도 하원시간에 맞춰 10차선 도로를 건너기 위해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반대편에서 내 아들들이 서있다.
그런데...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보이는 아이들 무리가 내 아이들을 지나가다 그중 한 아이가 내 아이 쪽으로 다시 오더니 10차선 도로로 큰아이를 밀친다. 내 아이는 앞으로 튕겨져 나와 도로 쪽으로 나갔다가 다시 얼른 인도로 돌아온다.
기가 막힌다. 차들이 다니는 10차선 도로에 저 아이는 무슨 생각으로 어린 동생을 도로로 밀친단말인가?
신호가 파란 불로 바뀌길 기다렸다 미친 듯이 달려갔는데 그 고학년 무리는 벌써 사라지고 없다. 2학년인 둘째가 "형이 차에 치여 피 흘리며 죽을까 봐 너무 무서웠어"라고 말한다. 같은 도장에 다니는 아이들이라 사범님께 당장 전화를 걸어 그 아이 인상착의를 설명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너무 위험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너무 화가 난다. 급하게 돌진하던 자동차나 오토바이가 있었으면 어쩌려고 고학년씩이나 되는 아이가 내 아이를 밀고 갔을까? 경찰서에 가서 우선 CCTV를 확보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럼 이 스토리를 경찰에게 다 이야기해야 하고 경찰이 개입하면 일이 더 커질까 걱정도 된다.
오늘밤 잠자기는 틀렸다. 아직도 놀란 가슴이 너무 두근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