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아침에 일어나 아침밥을 차리고 가족을 깨운다. 그들은 일어나지 않는다. 한참 후 거듭 깨우지 말라는 남편의 짜증과 함께, 입맛이 없다고 두부 반조각과 우유 한 컵만 마시고 일어나는 큰아이, 삶은 계란 하나만 먹고 일어나는 둘째가 눈에 띈다. 이제는 아침을 차리지 않으리라.
점심, 볶음밥을 하고 가족을 불렀으나 남편은 건담 만든다고 자신을 부르지 말라고 하고, 둘째는 배가 불러 밥을 남기겠단다. 놀러 나간 큰아들은 1시간 뒤에 와 나는 다시 요리를 한다. 이젠 그들의 위해 점심도 차리지 않으리라.
수련관 수업 20분을 남기고 남편은 말도 없이 사라지고 두 아이는 수업 들으러 갈 생각도 안 한다. 아이들을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키인 남편에게 전화를 했더니 내가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전화를 해 본인 기분이 나쁘다며 녹음한 통화 내용을 들려준다. 본인 폰은 모든 통화가 다 녹음이 된단다. 다음부터는 나도 그와의 모든 통화를 녹음해야겠다. 그가 얼마나 짜증을 내며 통화하는지 그도 알아야 한다.
주말부부라 주말에만 집에 와 밤새 넷플릭스 보고 아침에 못 일어나고, 밥 먹으라 부르면 딴짓하고, 집안일은 손 까딱 안 하며, 잔소리만 해대는 남편과 함께 사는 건 너무나 큰 고통이다. 이제 내 인생에서 그를 제거할 때다. 그로 인하여 나의 모든 고통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