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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퍼 Feb 03. 2023

23살 J에게(45살 J가)

살아갈 힘

힘들지?


대학졸업 전 취업했다고 행복해하던 너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렇게 좋아했는데... 마을버스 타고, 지하철 2번 갈아타고 또 버스를 타야만 갈 수 있었던 너의 첫 직장.


오늘 너는 해고 통보를 받았다. '성실'만으로는 안된다는 뼈아픈 교훈을 얻게 된 날이었지.

먹고살기 위해 너는 끊임없이 앞으로도 도전을 하게 된단다. 돈이라는 게 참 무섭더라.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기는지. 버는 것도 힘들고, 아끼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걸 알게 되지.


그럼에도 하루살이처럼 오늘 하루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했던 날들은 결코 너를 배신하지 않았단다. 좋기만 한 날도 나쁘기만 한 날도 없었으니까. 힘든 날은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고, 기쁜 날은 마음껏 기뻐하며 살아가렴. 너를 비난하고, 자기 뜻대로 조종하려 하며, 본인이 돋보이기 위해 너를 끊임없이 낮추려는 망가진 영혼들과는 거리를 두며 너의 삶을 살아라.


22년이 지난 지금 나는 여전히 울 일이 많단다. 그럼에도 이게 끝은 아니라는 걸 알아. 길게 봐라. 삶은 생각보다 길단다. 오늘 망했다고 네 인생 자체가 망한 게 아니야. 바짝 엎으려 이 시련이 지나가길 기다리면 또다시 일어날 기회는 온단다. 살다 보면 또 웃을 일이 생기더구나. 그때는 마음껏 웃으렴. 그런 순간들이 너를 살아가게 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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