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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퍼 Feb 01. 2023

겨울나기

나의 사랑 히트텍

올 겨울은  유난히 춥다. 겨울준비로 남편과 아이들 내복을 준비했다. 올해도 내것은 없었다. 전업주부로 산지 10년 차. 직장 다니는 남편, 커가는 아이들 물건 사는 돈은 안 아까운데 내 물건 사는 돈은 참 아깝다. 잠깐 집 앞만 왔다 갔다 할 텐데 내복은 무슨.


주말이었다. 가족들과 근처 공원을 돌기 위해 밖을 나섰다. 추워도 정말 너무 추웠다. "너무 춥다. 내복을 안 입어서 그런가?" 듣고 있던 남편이 대답했다. "당신 대단하네. 이 날씨에 내복을 안 입다니"


집에 오자마자 당장 내복 검색을 시작했다. 단신인 나는 할인하는 아동용 히트텍을 발견하고 하의만 3개 질렀다. 다음날 나를 위한 택배박스가 도착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박스를 뜯어보니 실용적이고 심플한 사랑스러운 히트텍 하의 3벌이 들어있었다.


얼른 방에 들어가 입어봤다. 가볍고 따뜻하다. 행복했다. 이 아이들과 함께하는 겨울은 결코 춥지 않을 거  같았다. 든든한 보호자를 만난 기분이랄까? 나는 결코 너를 혼자두지 않겠다. 이 겨울 언제나 너와 함께 할 것이다. 더 이상 너 혼자 춥게 내버려 두지 않겠다. 히트텍이 나에게 속삭이는 거 같았다.


그날 이후로 히트텍과 함께하는 나의 겨울이 시작됐다. 더 이상 혼자 춥지 않다. 더 이상 아주 많이 춥지 않다. 네가 있어 나는 외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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