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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퍼 Nov 26. 2023

푸꾸옥 2

소통불가

남편과 나는 올해 10년째 살고 있다. 남편과 살면서 느낀 점은 본인말만 하고 배우자의 말은 안 듣는다는 점.


두 아들과 물놀이장에 있던 남편이 내게 큰아이가 이곳이 '시시하다'했다며 아이를 데리고 그가 흥미 있어할 만한 장소로 이동하겠단다. 비치체어를 대여해 백팩을 둔 상태라 부부 중 한 명은 자리를 지켜야 하는 상황. 나보고 백팩을 지키고 있으라고.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는데 '가만. 그럼 둘째는?' 풀장을 봤는데 둘째가 없다. 멀어져 가는 남편 뒤통수에 대고 "둘째는? 여보? 둘째는?" 소리쳐 불렀는데 그는 직진본능이 있는지 앞만 보고 간다. 갑자기 불안해지기 시작한 나. 둘째를 찾아야 한다!


결국 부르기를 포기하고 뒤쫓아갔더니 둘째가 쫄래쫄래 남편뒤를 따라가고 있다. 둘째의 행방을 알았으니 안심하고 비치체어에 앉았는데 내 옆에 있는 베트남 엄마도 남편을 향해 소리 지르더니 결국 손뼉을 치며 이쪽 좀 보라고 퍼포먼스를 한다.


그래. 내 남편만 그런 게 아니구나. 아내말을 못 알아듣는 것 만국공통행위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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