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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퍼 Dec 11. 2023

지름신 강림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말 1박 2일 남편동기모임이 있었다.


가족동반 모임이라 오래간만에 반가운 얼굴들을 볼 수 있었는데 한 언니(남편동기 부인)가 이번에 구찌가방을 샀다고 예쁜 검정 가방을 보여줬다. 일부러 남편 보라고 언니한테 잠깐 가방을 빌려 남편 앞에서 그 가방을 메고 왔다 갔다 거리며 "정말 가방이 예쁘지 않냐?"라고 남편에게 물었는데 남편은 묵묵부답으로 대응한다.


동기부인 중 한 명이 이번에 질렀다는 목걸이도 참 예쁘다. 또 남편에게 "○○씨  목걸이가 정~~ 말 예쁘지 않냐?"라고 물었더니 또 못 들은 척.


결국 집에 오는 차 안에서 모 100% 브라운색 브이넥 니트와, 화이트골드 실반지를 질렀다. 단체 사진에 나온 내 꼬락서니가 너무 마음에  안 들어서 다음번 모임에는 오늘 산 아이템 다 입고, 하고 가야지!


근데....


집에 와서 정신을 차려보니 그 물건이 꼭 나에게 필요했나 자문하게 된다. 정말 필요한 물건이었을까?


결국 자정 무렵 두 아이템을 모두 취소했다. 가족들 먹여 살리겠다고 새벽에 나가는 남편의 뒷모습이 짠하다. 평정심 유지하며 살기가 나는 참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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