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10살이 되고 나서, 아이를 혼내는 횟수와 싸우는 횟수가 늘었다.
가장 큰 이유는 공부다.
공부를 잘하고 못하는 문제가 아니라, 해야 할 숙제를 끝까지 미루는 습관 때문이다.
놀 거 다 놀고, 유튜브와 게임까지 다 하고,
피곤에 전 다음에야 숙제를 꺼낸다.
결국 피곤해서 손도 못 대고 하루가 끝나버린다.
저학년 때는 기다려주고 봐주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질 못한다.
짜증 섞인 말이 나오고, 실망이 얼굴에 드러난다.
심지어 문제집을 찢어버린 적도 있었다.
“왜 멍청하게 키울 거면 왜 낳았냐”는 말까지 대들었을 때는 정말 후회스러웠다.
아이를 키우면서 자유와 허용을 적절히 다루지 못했고 조금 더 엄했어야 했나 싶기도 하다.
그리고 내 환경이 더 좋았더라면… 하는 자책도 따라왔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싸우기조차 싫다.
그냥 무시하고 지나치고 싶은 날이 있다.
나름 모범생이었던 내가 이렇게 살고 있는데,
내 아이가 나보다 더 못하면 어쩌란 말인가.
그 두려움이 나를 더 옭아맨다.
솔직히 지금도 화가 풀리지 않았다.
내 말을 단 하나도 안 들어주는 아이가 너무 답답하고 짜증 난다.
그래서 바람이 있다면,
내일은 기적처럼 아이가 정신을 차리고,
갑자기 변해서 모든 걸 잘해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