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전문가가 되기 위한 조건

by Bodam

요즘 직장에서 일이 많아지고, 보람은 제자리에 멈춘 듯하다. 그러다 보니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하지만 나는 늘 ‘사람은 직업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직업이 곧 그 사람을 설명하는 정체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집에서의 나는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딸일 뿐이다.

그런데 “그냥 나는 누구인가?”를 생각하면,

결국 내가 하는 일, 내가 할 줄 아는 일, 내가 존재하는 이유와 연결된다.


나는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기업 사무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 교육계에 들어와 교직원으로 교육행정을 15년 넘게 하고 있다.

교육행정이 좋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전문가가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전공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늘 배우면서 따라갔고, 그래서 이 일이 완전히 “내 것”이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그 미련 때문에 대학원도 가고 싶고, 다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남아 있다.


그러나 요즘처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엔, “그만두면 뭘 할까?”라는 공허한 질문만 남는다. 교습소? 석사도 박사도 아닌 내가 누굴 가르칠 수 있을까.

학습지? 카페? 창업?

돌아보니 15년 넘게 일을 했는데도 나는 여전히 전문가가 아니다.


나는 이제야 깨닫는다.

전문가가 된다는 건 단순히 한 자리를 오래 버틴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란 걸.

내 경험과 능력을 설계하고, 나만의 언어로 다시 정리해야 한다는 걸.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그만두는 게 아니라

내 커리어와 삶을 다시 설계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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