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떡 이야기 (여섯 번째)

옛날 옛날에

by 진주


제목: 맞선


까까 중머리에 교복 입고 온

머스마 문틈으로 보며


공부나 할 것이지

장가간다고


맞선 보러 손주랑

함께 오신 할머니

얼굴이 대추처럼

너무 안 예뻐


숟가락 으로 방문 고리 꽃으며

발 뻗고 울어버렸네

시집살이 1


수줍어서 소리 내어

닭도 쫓지 못하고

보리 나락 덕석도

채지 못했네


일 못한다 역정 내시는

시할아버지 잔소리에

눈물지으며


어매!

먹을 밥이 없어

시집 빨리 보냈소

남 모르게

눈물 흘렸네



시집살이 2

남편은 징용 가서

죽었는지 살았는지

소식도 없네


니 아버지 살아오나

나이 어린 손자는

할머니들 틈에서

손으로 대그 박만 뺑뺑 돌렸네

에구 니 아부지 언제 올까

모르것다


한숨 쉬며

애꿎은 곰방대만

화로불에 쑤셔 넣었네


몸이 아파

보채다 이쁜 짓만

하던 내 딸이

나를 두고 떠나버렸네


지 아버지 전쟁터로 가고

얼굴도 모르고 떠난

아직도 내 가슴속에

살아있는 춘자야!



시집살이 3

시아제 보던 책이

굴러다니네

눈이 번쩍 띄어

호롱불 밑에서 책장을 넘겼네


시할머니

어라! 석유 닳는다

훅훅 불며 꺼버렸다오

그때 읽지 못한 책이

지금도 아쉬워



시집살이 4

하루 종일 베를 짜네


한필 두필 짤 때마다

마음이 부자 되었네


아들인지 딸인지

발길질하면 베틀에서

내려와 누워있었네


찰랑 찰랑

베 짜는 소리 안들리면

눈치 없이 실 떨어졌나

방문 여시던 시 할머니

힘들다는 소리도 못하고


다시 베틀에 앉자

찰랑찰랑

나랑 같이 베 짜는

이놈은 사내놈 같네



시집살이 5

무시 한 다라이

머리에 이고 매서운 강바람

맞으며 오일장 가네


온종일 무시 팔고

갈치 사다 바글바글

맛나게 끓였네

살 있는 가운데 토막

시어른과 머슴상에

올리면 부산하게

부딪치는 숟가락 소리


엄마 툭 사리에는

갈치 대그박에

무시 조각만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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