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맞선
까까 중머리에 교복 입고 온
머스마 문틈으로 보며
공부나 할 것이지
장가간다고
맞선 보러 손주랑
함께 오신 할머니
얼굴이 대추처럼
너무 안 예뻐
숟가락 으로 방문 고리 꽃으며
발 뻗고 울어버렸네
시집살이 1
수줍어서 소리 내어
닭도 쫓지 못하고
보리 나락 덕석도
채지 못했네
일 못한다 역정 내시는
시할아버지 잔소리에
눈물지으며
어매!
먹을 밥이 없어
시집 빨리 보냈소
남 모르게
눈물 흘렸네
시집살이 2
남편은 징용 가서
죽었는지 살았는지
소식도 없네
니 아버지 살아오나
나이 어린 손자는
할머니들 틈에서
손으로 대그 박만 뺑뺑 돌렸네
에구 니 아부지 언제 올까
모르것다
한숨 쉬며
애꿎은 곰방대만
화로불에 쑤셔 넣었네
몸이 아파
보채다 이쁜 짓만
하던 내 딸이
나를 두고 떠나버렸네
지 아버지 전쟁터로 가고
얼굴도 모르고 떠난
아직도 내 가슴속에
살아있는 춘자야!
시집살이 3
시아제 보던 책이
굴러다니네
눈이 번쩍 띄어
호롱불 밑에서 책장을 넘겼네
시할머니
어라! 석유 닳는다
훅훅 불며 꺼버렸다오
그때 읽지 못한 책이
지금도 아쉬워
시집살이 4
하루 종일 베를 짜네
한필 두필 짤 때마다
마음이 부자 되었네
아들인지 딸인지
발길질하면 베틀에서
내려와 누워있었네
찰랑 찰랑
베 짜는 소리 안들리면
눈치 없이 실 떨어졌나
방문 여시던 시 할머니
힘들다는 소리도 못하고
다시 베틀에 앉자
찰랑찰랑
나랑 같이 베 짜는
이놈은 사내놈 같네
시집살이 5
무시 한 다라이
머리에 이고 매서운 강바람
맞으며 오일장 가네
온종일 무시 팔고
갈치 사다 바글바글
맛나게 끓였네
살 있는 가운데 토막
시어른과 머슴상에
올리면 부산하게
부딪치는 숟가락 소리
엄마 툭 사리에는
갈치 대그박에
무시 조각만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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