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ss is more
2022년 11월 한국에 첫 매장을 오픈하며, 한국에서도 관심을 얻기 시작한 '%Arabica'는 홍콩에서 시작하여 교토에서 성숙해진 일본발 브랜드로, 현시점에서 가장 주목받는 카페 ☕️ 브랜드들 중 하나다. ‘커피를 통해 세상을 본다(See the world through coffee)’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전 세계로 뻗어 가는 이 브랜드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Less is more'
'Less is more’이란 문장은 '%Arabica(이하 아라비카)'를 표현할 수 있는 한 문장이라고 할 수 있다. 간결하지만 핵심적인 것 만 남겼다는 아라비카의 철학이 잘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아라비카를 창립한 ‘케네스 쇼지’는 40대의 나이에 브랜드를 만들면서 지난 20대 시절 자주 이용 하였던 스타벅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또한 블루보틀 커피가 제공하는 공간적 가치나, 커피용품에 있어서도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스스럼없이 이야기하지만 아라비카를 단순히 이들의 카피캣이라고 할 순 없을 것이다. 고유의 메뉴 구성과 매장의 입지, 그리고 공간적인 미학은 충분히 브랜드만의 독창성과 섬세함을 다루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공간과 디자인만으론 전 세계의 고객을 사로잡을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스페셜티라는 큰 파도를 맞이하는 커피 시장에서, 아라비카는 브랜드의 확고한 철학과 더불어 훌륭한 바리스타와 커피머신 그리고 품질 좋은 원두가 시너지를 내며, 브랜드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어어져 오고 있다.
아라비카=라떼라는 공식
아라비카라는 브랜드를 검색하면 가장 많은 후기는 <라떼가 맛있는 카페>라는 점이다. 맛의 콘셉트에 있어서는 농후한 바디감을 느낄 수 있는 라떼를 추구하고 있고, 창립 이래 카페라떼를 메인 메뉴로 내세우며 브랜드 시그니처로 삼아 오고 있다. 그만큼 라떼에 대해서 진심으로 대하고 있는 브랜드이다.
라떼아트 월드 챔피언 경력을 가진 바리스타를 직원으로 기용하여 기준 이상의 맛을 만들어 내고, 각 나라에 매장을 확산할 때면 사용할 우유를 선택함에 있어서 큰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아라비카는 곧 라떼'라고 소비자 인식 속에 브랜딩을 확고히 하고 있다.
10년이라는 짧은 역사 하지만 '간결함'이라는 명확한 브랜딩
아라비카는 아직 10년 밖에 안된 브랜드다. 1971년에 창립한 스타벅스, 2002년에 창립란 블루 보틀에 비하면 아주 짧은 역사이지만, 현재는 브랜딩만큼은 그 두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한 브랜드이기도 하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심볼 ‘%(퍼센트)’ 아이콘은 기호가 마치 커피나무에 2개의 커피체리가 달린 모양처럼 보여 사용하였다고 한다. 이런 심볼화는 간결하지만 효과적으로 브랜드를 각인시키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이 로고 하나만으로 간결함이란 브랜드가치와 아라비카라는 브랜드를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한입 베어 먹은 간결한 사과 아이콘에서, 애플만의 심플하고 세련됨을 느끼는 것처럼.
이런 간결함의 브랜딩은 메뉴판에서부터 느낄 수 있다. 요즘의 카페에는 시즌메뉴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고객을 사로잡기 위한 다양한 메뉴가 있는 메뉴판에서 현기증을 느낄 정도이지만, 아라비카는 단 한 페이지의 메뉴판에서 간결함을 느낄 수 있다. 라떼 메뉴 중심으로 풀어져 있는 메뉴판은 마치 ‘우리가 라떼만큼은 정말 자신 있어요’를 느낄 수 있다. 선택과 집중 그리고 간결함이야 말로 고객을 사로잡는 아라비카의 매력이기도 하다.
아라비카의 또 하나의 정체성 '스페셜티'
아라비카는 프랜차이즈 형태로 매장을 확산하고 있지만, 동시에 스페셜티라는 DNA를 가지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단순히 이쁜 카페가 아니라, 커피의 원두부터 시작하여 커피의 맛에 중점을 두고 있는 브랜드이다. 공간적으로 이를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이, 아라비카의 매장에는 다른 카페들과 다르게 ‘로스팅’만을 위한 공간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커스텀 로스팅 서비스(Custom Roasting Service)는 아라비카만의 특별한 고객 경험이라 할 수 있는데, 고객과의 대화로부터 시작되는 이 서비스는 고객의 커피에 대한 선호로부터 시작되고 있어, 어떤 형태로 커피를 주로 마시는지, 어떤 맛을 선호하는지 등을 통해 전문가가 1:1 상담을 통해서 원두와 로스팅 레벨 등을 추천한다. 이 과정이 끝나면 즉석에서 선택한 생두를 로스팅을 시작한다. 이런 특별한 고객 경험은, 단골을 만들기에 충분한 세심한 서비스이라 할 수 있다.
장인을 더 빛나게 해 줄 도구들
‘장인은 도구를 가리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지금의 비즈니스에서는 시스템과 도구는 단순히 일을 더 쉽게 해주게 하는 도구가 아닌 그 브랜드의 정체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아라비카는 다양한 커피 관련 도구들에 있어서 자신들만의 커스텀으로 디테일을 더했고, 장인의 기술이 한층 빛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특히 커피머신은 남다르다.
매장에 들어서면서 눈에 제일 띄는 것이 아라비카만의 아름다운 커피머신이다. 보통의 카페가 스테인리스의 투박한 커피머신이 대분이라면, 화이트 컬러의 베이스에 우드 디테일을 살린 아라비카의 커피머신을 보고 눈이 갈 수밖에 없는 디자인이다. 아라비카의 심볼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커피머신은 외관뿐만 아니라, 어디 매장에서든 원두 고유의 맛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고안된 기기이다. 일반 카페의 커피머신은 생산성을 이유로 버튼 하나만으로 커피가 추출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지만, 아라비카의 커피머신은 수동으로 바리스타가 추출시점과 양까지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물론 이를 능숙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고도로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기도 한데, 이를 고집하는 데 있어서는 ‘바리스타는 초밥 장인처럼 고도의 기술을 연마하는 전문가여야 한다’라는 창립자의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마무리하며
한국에는 2022년 11월에 삼성역 ‘스타필드 코엑스’에 첫 매장을 오픈하였다. 오픈 직후에는 명품 브랜드들의 오프런을 방불케 하는 긴 행렬을 이루며 성공적인 오픈을 보여 주었다.
진동벨이 아닌 직접 고객을 호출하여 교환권을 통해 커피를 가져가는 시스템엔 한 번이라도 더 고객 접점을 만들고자 하는 그들의 노력을 볼 수 있고, 비록 콘센트가 없는 불편한 좌석은 커피에 집중하고 동행자들과 대화의 시간에 더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마치 한국에 먼저 상륙한 블루보틀과 비슷하다.)
이제는 카페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즈니스에 있어서도 더욱 고객 친화적이면서 명확한 포지셔닝되어 있는 브랜드들 이성공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고, 이로 인해 다양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취향을 취사 선택 할 수 있는 커다란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다 생각한다.
이런 질 좋은 ‘스페셜 티’ 브랜드가 많아질수록 한국에서의 카페시장도 양질의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줄 요약
1. 간결함이라는 유전자를 가진 브랜드
2. 라떼가 맛있는 스페셜티 브랜드
3. 고객 친화적 경험을 살린 브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