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추천 친구

나만 SNS가 어려운가

by 심심한 사람

인스타 알림이 울렸다.

이전에 잠깐 알고 지낸 언니가 나를 팔로우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언니는 같은 교회를 다녔지만 그다지 친한 사이라고 하기 애매하고 어떻게 보면 서로 '호'보다는 '비호'에 가까운 관계였다.

그래도 아는 얼굴의 팔로잉에 "언니 오랜만이에요, 반가워요!"라고 친절함을 담아 보냈다.

언니는 "반가워, 인스타 친구 추천에 딱 떠서"라고 답했다.




고등학교는 휴대폰 개통 및 사용이 금지되어 있는 학교를 다녔고

덕분에 대학생 때에도 나에게 휴대폰은 철저히 연락하는 수단으로 사진 찍기, 카카오톡, 검색 정도의 사용이 거의 전부였다.


그러다 이전 직장에서 당시 친한 동료가 이런 힙한 회사를 다니는데 왜 인스타가 없냐며 회의실 앞 소파에서 후딱 만들어준 계정이 나의 첫 인스타 입문이었다.

해외에 있어 연락하기 어려웠던 친구들의 소식을 굳이 묻지 않아도 인스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고

연락이 끊겨서 어떻게 지내나 궁금했던 지인들의 일상도 만나볼 수 있었다.


스크롤을 조금 내리면 '회원님을 위한 추천'이 보였다.

딱히 나쁘게 맺어진 관계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엄청 반가운 사이도 아닌 얼굴들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 프로필을 눌러 들어가 보면 팔로잉을 해야지만 볼 수 있는 게시글.

그래서 애써 추천 친구에 뜨는 계정들을 계속 무시했던 것 같다.

그렇게 나의 팔로워와 팔로잉은 100 아래 숫자에 그쳤다.


다른 친구들은 어떻게 300명 정도의 팔로워를 갖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 것이다.

친구의 계정에서 팔로잉 숫자를 눌러 내가 아는 사람들이 있는지 살펴보기 시작했다.

나의 이런 음침한 취미가 계속되었는데

만나면 신나게 욕했던 사람부터 무능하다고 맨날 흉봤던 직장 동료며 썸 탔던 애매한 관계까지 모두 팔로잉되어 있었다.

인스타는 원래 이런 공간인가 싶어 당황스러웠다.


인스타를 사용한 지 그래도 근 3년이 넘어가지만 여전히 나에게는 어렵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친구일까.

어떤 느낌의 사진을 올려야 하는 것일까.

글을 많이 쓰면 너무 진지해 보이고 하지만 가벼운 사람으로는 보이기 싫은 나의 자아가 수정의 수정을 하기도 한다.

쉽게 쉽게 게시글을 쓰고 팔로잉하는 SNS만렙의 친구들을 보면 나는 아무래도 아날로그 인간인가 싶어

오늘도 친구의 일상이 궁금해 그냥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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