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요시노 게자부로 지음_김욱 옮김_양철북

by 은송하


p74-75

처음에 의심을 품었다는 사실이야말로 대단한 거야.


. . . 그러니 코페르, 당연한 것을 생각하는 건 절대로 우습지 않아. 알고 있다고 믿었던 어떤 것을 좀 더 깊이 파헤치고 생각하다 보면 절대로 알고 있었다는 말을 하지 못하게 되는 거란다. 이건 물리학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야.




p88-89

네가 발견한 "인간 분자의 관계"에도 이런 현실이 비치고 있는 것은 아니까. 물질의 분자와 분자 사이에 맺어진 관계처럼 인간 분자의 관계는 어디까지나 분자 사이의 관계일 뿐 사람과 사람의 따뜻한 관계는 아닌 것 같구나.


하지만 코페르, 현실이 이렇더라도 사람은 언제나 사람다워야 한단다. 사람들이 사람다운 관계를 맺지 못하고 살아가는 건 아쉬운 일이야.


너와 상관없는 낯선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도 당연히 분자와 분자가 교류하는 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따뜻하게 만나야 한단다.


. . . 사람이 사람에게 좋은 감정으로 친절을 베풀고, 그것을 기쁨으로 삼는 것처럼 아름다운 관계는 없단다. 나는 그것이 진정으로 사람다운 관계라고 믿는단다. 코페르, 너도 그렇게 생각하리라고 믿는다.




p119

안타깝게도 세상에는 몸이 망가지면 가장 곤란한 사람들이 몸이 망가지기 쉬운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단다. 모자라게 먹고, 비위생적인 곳에 살면서 피로를 푼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날마다 하루하루를 쫓기듯이 힘들게 일하면서 살아가고 있어.




p161-162

우리는 나폴레옹의 위대한 활동력에 감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런 질문을 해 볼 수 있을 거야. 나폴레옹은 타고나 활동력으로 무엇을 이루었는가?


코페르, 나폴레옹만이 아니라 모든 위인과 영웅의 삶에 대해 이렇게 질문해 보는 습관이 필요하단다.

... 나폴레옹도, 괴테도, 도요토미 히데요시도 따지고 보면 인류의 긴 역사 속에서 죽어간 사람들이기 때문이지.




p215-246

단순히 그 일만 놓고 본다면 되돌리고 싶을 만큼 잘못했다 싶겠지. 하지만 그렇게 후회해서 중요한 것을 알게 된다면 그 경험은 절대로 나쁜 게 아니야. 그런 일을 겪으면서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들어 가는 거란다. 너도 그만큼 훌륭한 인간이 되는 거고.


그러니까 무슨 일을 하더라도 너 자신에게 실망해서는 안 돼. 네가 실수를 이겨내고 다시 일어선다면 누군가는 그 노력과 마음을 알아줄 거야. 사람들이 몰라주더라도 하느님은 분명히 보고 계실 거야.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는 제 2차 세계대전의 암흑의 시대 가운데 무솔리니와 히틀러, 군국주의를 찬양하는 청소년 문고의 홍수 속에서 다음 세대를 위한 책, 일본 소국민 문고 16권 중 마지막 책이다. 윤리 주제를 담은 책이다.


저자인 요시노 겐자부로는 일본을 대표하는 지식인이자 편집인이며 노벨문학상 수상자이다. 그는 도쿄대 철학과를 졸업했으며 청소년들만이라도 나쁜 시대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책은 이러한 간절한 희망의 산물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영감을 준 책이다.


엄마와 외삼촌의 돌봄을 받는 중학생 코페르의 일상과 깨달음, 코페르가 훌륭한 사람이 되길 염원하는 외삼촌의 편지가 담겨있다.




[목차]


이상한 경험-사물을 보는 방법에 대하여

용감한 친구-훌륭해 보이는 사람과 훌륭한 사람

뉴턴의 사과와 분유-진정한 발견이란 무엇일까?

가난한 친구-가난에 대하여

나폴레옹과 네 친구-위대한 사람이란 누구인가?

눈 내리는 날의 사건

돌층계의 추억-인간의 고뇌와 잘못의 위대함에 대하여

관계 개선

수선화와 간다라 불상

봄날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