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량 아버지

by 둔꿈

네 아버지는 한량으로

한평생을 살았다고 할머니가 그럽디다.

그러니 네가 이해하라며

울 엄만 두 손이 짓이기도록 살고

아버지는 있어도 없이 자랐소.


부재의 공간, 세월 따라

붉디붉은 마음만 짙게 쌓았더니

한량, 드디어 빨갛게 타오르더이다.

화장터 잿빛 재 한 줌이 되더이다.


그런데 재 사이에서 검정 쇳덩이가 나왔소.

평생 목에 박혀 있었다는 쇳덩이!

그제야 술만 먹으면 6․25 뭐라던 주정 조각들이

기억 밖으로 새 나오더이다.


목에

쇳덩이 걸린 삶

바라보고, 또 바라보고


울컥 고개 숙여

내 눈 한참 적셨더니

한량 닮은 이가 거울 속에 보이더이다.

붉디붉은 마음 들어 애꿎게 던지고 또 던져보오



<'23년 ○○문학상 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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