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음의 다름 - 너와 나

초단편소설

by 회색도서관

Episode. 너

아침에 일어나니 몸은 조금 무거웠지만, 어제 새벽까지 공부한 게 괜히 자랑스러웠다.

책상 위에 어지럽게 흩어진 문제집을 보니 ‘그래, 나 진짜 열심히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씻고 나서 학교에 가는데, 하늘이 맑고 바람이 시원해서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수업 시간에는 솔직히 집중이 조금 힘들었지만, 어제 정리한 내용이 머릿속에 다시 떠올라서

‘아, 내가 어제 고생한 게 헛되지는 않았구나’ 싶었다.

쉬는 시간에 친구랑 잠깐 웃고 떠들었더니 피곤함도 풀리는 것 같았다.


학교가 끝난 후, 저녁에는 도서관에 가서 또 공부했다.

솔직히 피곤했지만,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빠르게 이해되는 게 있어서 희한하게 뿌듯했다.

‘내가 진짜 나아지고 있구나’ 하는 걸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밤이 되어 집에 돌아오니 하루가 꽤 길었지만, 마음은 이상하게 가볍다.

힘든 하루였는데도 결국 나를 성장시켰다는 확신이 있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Episode. 나

아침에 일어나니 눈꺼풀이 무겁고 머리가 지끈거렸다. 새벽까지 책만 붙잡고 있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책상 위에 쌓여 있는 문제집을 보니, 오히려 허탈했다.

어제 그렇게 시간을 쏟았는데도 머릿속에 남는 건 없는 것 같았다.

준비를 마치고 나선 등굣길에 본 하늘은 멀고 공허해 보였다.

사람들은 아침 공기가 상쾌하다고 말하지만, 내겐 그저 차갑고 외로운 바람일 뿐이었다.


수업 시간에는 어제 외웠던 내용이 머릿속에서 자꾸만 흐려져 갔다.

애써 기억해내려고 할수록 더 공백이 커져서, 나는 그냥 노트만 멍하니 바라봤다.

쉬는 시간에는 친구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나는 괜히 그 속에서 겉도는 기분이었다.

나는 왜 저렇게 가볍게 웃을 수 없을까.

결국 다시 책을 펼쳤지만, 글자들이 전혀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하교 후 도서관에 갔지만, 저녁이 되자 몸은 금방 지쳤고, 도서관에 앉아 있는 내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다른 사람들은 한두 시간에 끝낼 내용을 나는 하루 종일 붙잡고 있는 것 같았다.


집에 돌아와 시계를 보니 하루가 또 끝나 있었다.

아무것도 바뀐 게 없는데, 시간만 흘러가는 것 같다.

나는 끝까지 버틸 수 있을까.. 그 생각만 머릿속을 맴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