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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

- 고양이 띠, 코끼리 띠도 있다구요?-

by Sunny Story


2023_ 열두띠동물이야기_COLLAGE_01.png 2023년 계묘년 토끼로 새해 연하장을 만들었다.


열두동물_collage_03.png <책놀이> 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한 활동이다. 12동물을 시계모양으로 표현해보고, 동물들에게 한 마디 짧은 글을 적었다.


1월이나 3월이면 아이들과 꼭 하는 그림책이 있다. 『열두 띠 동물 이야기』이다. 서양에서 별자리를 말하듯이 동양의 몇몇 나라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는 해에 따라 ‘띠’라는 것을 함께 말한다. ‘갑(甲)·을(乙)·병(丙)·정(丁)·무(戊)·기(己)·경(庚)·신(辛)·임(壬)·계(癸)’라 각각 표기되는 십간은 10일을 뜻하고, 열두 달을 표기하는 데 사용되는 십이지(十二支)는 계절을 절기에 따라 나눠보니 12개가 되어 ‘십이간지’가 되었다. 농사와 의식, 행사 등을 매년 제때 진행하려면 시간과 날짜를 기록하고 측정해야 했는데, 여기에 땅을 지키는 열두 동물을 신(神)으로 섬기던 토테미즘이 적용돼 ‘자(子쥐)·축(丑소)·인(寅호랑이)·묘(卯토끼)·진(辰용)·사(巳뱀)·오(午말)·미(未양)·신(申원숭이)·유(酉닭)·술(戌개)·해(亥돼지)’라는 ‘십이지신’이 탄생하게 되었다.



그래서 새해를 시작하는 1월이나 새 학기를 시작하는 3월에 열두 동물이 등장하는 그림책으로 <책놀이>를 한다. 아이들과 자기 띠도 이야기하고, 가족의 띠도 말하는 시간을 가진다. 대만 작가 라이마가 쓴 『열두 띠 동물 이야기』이다. 1968년 대만에서 태어나, 대만 사상 처음 그림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1위에 오른 라이마는 유쾌하고 재치 있는 글과 그림으로 대만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작가이다. 만든 책으로 <불 뿜는 용>, <열두 띠 동물 이야기>, <나는 누구일까요?>, <소미네 똥가게> 등이 있다. (출처: yes24 저자 소개)


옛날에 사람들이 자기 나이를 잘 기억하지 못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옥황상제가 ‘열두 동물 강 건너기 대회’를 열어, 12등 안에 든 동물로 인간 세상의 해를 대표하는 동물로 결정하기로 한다. 많은 동물이 참여한다. 그 동물 중에서 어떻게 해서 쥐가 1등을 하고,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가 그 뒤를 이어 들어왔는지 고양이는 왜 없는지, 쥐와 고양이 사이가 왜 안 좋은지 재미나게 그려져 있다.


아이들에게 열두 동물의 순서를 한자와 함께 익히게 하는 것은 얼마나 반복하느냐에 달여있다. 쥐자, 소축, 호랑이인, 토끼묘, 용진, 뱀사, 말오, 양미, 원숭이신, 닭유, 개술, 돼지해를 ‘하늘천따지그물현누를황’하며 천자문 외우듯이 읊조린다. 한자도 그려보고 영어도 적고 동물 그림도 그리게 한다. 그 해의 동물을 그린 신년 카드를 만든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를 많이 쓴다. 한 녀석이 새해 인사 했다고 ‘이제, 돈 주세요’라고 적었다. 이 녀석은 염불보다 잿밥에, 제사보다 젯밥에 더 관심 있는 친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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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동물대회_collage_03_1.png 12 동물 선발 대회 홍보지를 만들고, 1등에게 상장도 수여한다.


고학년 친구들의 활동은 좀 더 깊이가 있다. 열두 동물 선발대회 종목을 정하고, 옥황상제가 했듯이 대회 포스터를 만들고, 동물의 순서도 정하게 했다. 1등 상장도 만들어서 수여하고, 자신이 1등 동물이 되어 그날의 일기도 적었다. ‘열두 동물 생존 등산 대회’에서는 거머리가 1등을 했고,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열두 동물 달리기 대회’에서는 치타가 1등, ‘보드게임 열두 동물 선발 대회’에서는 쥐가 1등을 했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1등을 한 치타는 기분이 너무 좋아 지구 한 바퀴를 돌아 집으로 왔다고 일기를 썼다, 자신이 빠른 것이 너무 좋다고 한다.


열두동물대회_collage_04.png 12동물 선발 대회에서 1등한 치타의 일기, 12 동물에게 한 마디! 활동지


열두 동물에게 한마디 하라고 했더니, 이구동성으로 쥐에게 한마디씩 한다. ‘잔머리를 쓰지 말고 정직하게 살아’, ‘참 잔머리가 좋구나! 그치만 다른 동물들이 기분 나쁠 수 있으니까 적당히 하자’, ‘내가 미안해!’라고 고양이에게 사과하라고 한다. 돼지에게는 ‘맛있어, 참 고마워’라고 한 친구도 있다. 호랑이에겐 ‘넌 무섭지만 멋있어’, 뱀에게는 ‘선악과를 먹으라고 하지 말지 그랬니’라고 한마디씩 했다.


십이지신, 열두 띠를 사용하는 국가는 우리나라와 중국 외에 일본, 베트남, 태국, 인도 등이 있다. 우리와 중국은 띠가 모두 같지만, 일본은 돼지가 아닌 멧돼지로, 베트남은 소와 토끼, 양띠가 없고 물소, 고양이, 염소 띠가 있다. 인도의 경우 호랑이가 아닌 사자, 용 대신 나가(반은 인간, 반은 뱀인 신비의 동물)가 십이지신에 올라 있다. 태국은 돼지띠가 없고 코끼리 띠가 있다.


이렇게 나라마다 띠를 상징하는 동물이 다른 것은 그 나라의 환경과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예로부터 호랑이는 있어도 사자는 없다. 김홍도가 그린 ‘사자도’는 없고 ‘맹호도’는 있다.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다. 베트남은 초원보다 수목이 많아 토끼가 살기에 적합하지 않기에, 쥐도 잡고 친숙한 고양이가 들어가 있다. ‘나는 토끼 띠야’하고 말하면, 베트남 친구는 ‘나는 고양이 띠야’, 태국 친구는 ‘난 코끼리 띠야’라고 답할지도 모른다.


열두 띠 동물 이야기.jpg 친구들과 함게 한 <열두 띠 동물 이야기> 라이마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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