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전시중인 대전 원신흥 도서관
처럼 원신흥 도서관에 갔다.
원신흥 도서관은 책 읽기 좋은 쾌적한 환경에 어린이와 어른의 공간, 전시 문화 공간, 다양한 편의 시설까지 갖춘 복합 커뮤니티 도서관이다. 독서, 공부, 문화 활동 등 여러 목적을 충족할 수 있어서 가끔 가는 곳이다. 지역 주민이나 방문객이 편안하게 책 읽기 좋게 시설되어 다양한 독서 공간이 있어서!
나는 주로 이층에 여러 자료들이 체계적인 관리로 잘 정리된 종합자료실을 이용한다. 방학이라서인지 어린이와 가족 단위 이용자가 많았다. 이층에 전시 공간 '갤러리 서'에는 마당을 나온 암탉 원화 전시전을 하고 있었다.
'갤러리 서'는 아담한 전시 공간으로 지역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예술가와 주민이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 경험을 하는 곳이다. '마당을 나온 암탉' 원화 전시 중이어서 반가웠다. 마당을 나온 암탉(2000)은 황선미 작가의 베스트셀러 동화로 양계장의 다른 닭들과 달리 주인공 잎싹이는 자기만의 삶을 꿈꾸는 암탉이다. 양계장을 벗어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잎싹의 성장과 모험을 그린 감동적인 이야기다. 잎싹과 만나는 다른 존재들이 갖는 편견을 견디고 마음을 나누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려 많은 사랑을 받았다. 유치원 아이들도 좋아하는 동화다. 가족의 의미, 본인답게 사는 법, 그리고 서로를 이해하고 돕는 마음의 소중함을 알려 주는 동화다.
국내외에서 그림책과 애니메이션으로 사랑받은 동화이 원화를 원신흥 도서관에서 볼 수 있어서 더욱 반가웠다. 작가 황선미는 충남 홍성(1963) 출신으로 어린 시절 동화책을 읽으며 꿈을 키운 어린이 문학 작가다. 사실적이면서 따뜻한 이야기와 섬세한 마음 표현으로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원화 앞에 서니 책 속에서 보았던 그림들이 눈을 크게 뜨게 했다.
갑자기 사람의 체온을 얻고 비상하는 잎싹의 모습을 보았다. 인쇄된 책에서 보지 못했던 연필과 붓의 떨림, 물감이 번진 자리에 남은 작가의 마음, 작가가 그림을 그리며 망설였을 그날의 시간들을 보았다. 작가의 떨리던 그 시절이 설렘 그대로 남아 있는 듯했다. 그림은 말이 없지만 그림 속에서 잎싹이가 나누었던 대화들이 쏙쏙 튀어나오는 것 같다. 원화는 완성된 결과가 아니라 작가가 글을 쓰면서 견뎌온 고민의 시간 기록이라서 더 그런 것 같다.
어떤 그림을 지우고 어떤 그림을 살렸을까?
등장 동물들은 어떤 기준으로 넣었을까?
그림에는 이야기로 말해지지 않은 더 많은 감정들이 많을 거라는걸 전시장에서 원화를 보며 알게 되었다. 그래서 더 많은 이야기를 상상하고 소통하며 다시 읽고 싶어졌다.
손때가 묻은 책을 천천히 열었다.
다시 읽는 '마당을 나온 암탉'은 할머니가 되어 마주하는 삶의 기록처럼 다가왔다. 잎싹이가 엄마가 되어 겪는 일들은 엄마로만 존재했었는데 지금은 할머니가 되었을 잎싹이가 되어본다.
그동안은 잎싹의 용기를 교육적 목적과 가치로만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잎싹이가 울타리를 넘는 결심과 알을 품고 끝까지 책임지는 따뜻한 마음이 더 와닿았다. 자유를 향해 나아갈 용기는 젊음을 이제는 선명한 용기보다 참고 견딤이 보이고 느껴졌다. 나이가 들어서인가, 더 진정성이 보였던 부분은 엄마가 된 잎싹이가 초록이를 기다리는 시간은 오랫동안 참아야 했고 끝내는 자식을 홀로 서게 보내고 혼자가 되는 길을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었다. 잎싹은 주위의 온갖 손가락질에 상처받으면서도 주어진 엄마의 역할을 끝까지 해냈다. 그러면서 사랑을 포기하지 않았던 한 소중한 생명이었다.
다시 읽은 '마당을 나온 암탉'은 사랑을 감당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로 스스로 자신의 삶을 선택했던 존엄한 존재, 잎싹의 단단한 이야기였다. 잎싹이를 몇 년 후에 다시 만나면 그때는 또 어떤 느낌이 들까? 지금의 할머니에서 난 어떻게 변해 있을지 궁금했다. 어떤 또 다른 면이 보일까! 황선미 작가님이 할머니가 된 잎싹이 동화를 출간하면 어떨까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