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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 설국으로

마음의 쉼터

by 어반k



얼마 전 우연히 검고 어두운 숲이 연상되어 겨울숲을 그리려 펜을 들었다.

그곳 자작나무 숲에 내린 눈을 밟으며 거닐던 상상을 한다.


먹물을 나뭇가지에 찍어 툭툭 던지듯, 미끄러지게 스케치를 하며 그 숲 속깊이 들어가는,

초록, 붉은 잎이 다 지고 앙상한 가지만을 힘없이 늘어놓은 조금은 쓸쓸해 보이는 나무숲..


동시에 그 숲 속에 어디쯤 희망찬 새로운 무언가가 도사리고 있는 듯 생각 생각하며 그 끝을

희미하게 흩트려 그려본다.

그야말로 설국이다!




그러나 나무숲은 까만 어둠을 벗어나지 못한다.

눈물 같은 하얀 눈을 뿌리고 붓으로 찍기 시작했다. 야광처럼 어둠을 밝히는, 반딧불을 연상하는 눈..

슬픔이 한가득 쌓이고 나면 어느덧 포근한 이불 같은 눈세상이 되리라 희망해 본다.

어지러운 세상! 새하얗게 덮어주길…

.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아름답게 빛나길 바라며 나는 그 속에서 밝은 빛을 향한다.

저 자작숲에는 절대 눈이 녹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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