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색, 여러 가지 잔상.
그림을 그리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슬럼프를 겪게 마련이다. 이럴 땐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다른 방법을
시도하며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중 하나가 바로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새로운 재미를 찾는 것이다. 드로잉 재료로는 일반적인 펜을 넘어
나무젓가락, 후데펜, 목탄, 꼰테, 차콜, 색연필, 파스텔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채색 재료로는 수성잉크도
흥미로운 선택이다.
나는 명도를 공부하기 위해 하나의 색으로 채색하는 연습을 종종 한다.
수채화 물감의 검정색을 사용하거나, 평소에 잘 쓰지 않던 검정 수성잉크를 꺼내 쓰기도 한다.
최근에는 다양한 색상의 수성잉크로 단색 채색을 시도하고 있는데, 특히 자바잉크의 검정은 물과 섞으면
오묘한 색을 만들어내 단순한 검정이 아닌 독특한 분위기의 작품이 완성된다.
수성잉크는 유성 카본잉크와 달리 종이에 잘 스며들고 자연스럽게 퍼져나가는 특징이 있다. 붓자국이 남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경계선이 사라질 정도로 잘 섞인다.
이런 단색 표현에 매력을 느끼면서 다양한 색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레드, 그린, 브라운, 블루 등 각기 다른 잉크색상이 특별하고 신비로운 작품으로 탄생한다. 덕분에 수업을 진행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가 즐겁고 지루할 틈이 없다.
무엇보다도 그림이든 어떤 일이든 '재미'가 있어야 오래도록 지속할 수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시도하면서 슬럼프를 이겨내고,
더 즐겁게 그림을 그려 나가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