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길옹주'의 궁집에서 마주한 가을!

어반스케쳐스남양주 정모

by 어반k



어느새 10월의 끝자락.

공기엔 서늘한 빛이 스며들고 나무들은 저마다의 마지막 색을 피워내고 있다


오랜만의 어반스케쳐스 남양주 정모!

첫 전시회와 경주 어반페스타를 지나 다시 마주한 얼굴들 속에서, 낯섦과 반가움이 고요히 교차했다.

장소는 ‘화길옹주’가 머물던 고택, 궁집이다.




고택은 역사의 시간 속을 건너온 오래된 숨결을 간직한 채, 가을빛을 품고 있다.

노랑과 붉음이 종이 위에 번지고, 작은 연못과 정자, 또랑이 잔잔히 숨을 쉬고 있는 듯하다.


안마당에 들어서니

문득 열아홉의 짧은 생을 살다 간 옹주의 이야기가 바람결에 스쳤다.

햇살이 기와 위에 고요히 앉아 있었지만 어딘가 슬픔이 녹아 있는 듯하다.

(주책스럽게도 감정이입이 나도 모르게 막~되고 있다)



나는 그 감정을 접고 붓을 들었다.

가을의 빛을 담고 싶었다.

하지만 언제나처럼, 마음은 색보다 앞서가고 붓끝은 그 마음을 다 따라가지 못했다.


그래도 괜찮았다.

그 부족함 속에 지금의 내가 있다.



세상의 소음 속에서 방향을 잃을 때마다 그림은 다시 나를 불러 세운다.

오늘의 선들은, 그런 흔들림의 기록이었다.


그림은 여전히 어렵다. 그러나 사람의 관계보다는 조금은 솔직하다.




겨울에 눈이 내리면 다시 이곳에 오자는 약속을 하며...

궁집의 담장 너머로 노을이 저물었다.


가을의 끝자락 좋은 이들과 함께한 하루가 조용히 마음 한편에 내려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