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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간작가 Jan 01. 2024

북해도 03편

하코다테에 반한 날

기차에서 정말 맛있는 비에이 우유를 먹으며 4시간 동안 하코다테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번여행에 몇 년 전 사놓고 아직 읽지 않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소설을 가져가서 공항 라운지에서도, 비행기에서도, 기차에서도 읽었다. 여행에 독서를 곁들여서 좋았다. 저번 스위스 여행 때도 기차를 많이 탔는데 그때도 책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또한 일본에서 일본 소설을 읽으니 왠지 분위기가 더 가깝게 느껴진 점도 좋았다.



북해도 바닷가는 너무 이쁘다. 북해도의 바다는 깊어 보이고 어두워 보이지만 또 청량하고 햇빛과 동시에 반짝 빛나는 하얀 눈을 가지고 있 신비로워 보였다.


카이도 크림으로 만든 크림빵인데 빵 질감이 신기했다. 그리고 역시 홋카이도 프레쉬 크림은 고소하고 신선한 유제품 맛이 났다. 그냥 평범한 빵이어도 이 유제품을 쓰는 순간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엔 고급스러운 맛이 느껴질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이곳 사람들은 당연한 맛이겠지만 말이다. 우리나라 편의점 빵과는 확연히 다른 맛이었다.


럭키삐에로의 버거가 유명하다고 해서 40분 정도 줄을 서 먹은 하코다테의 명물 럭키삐에로를 경험했다.

 버거를 먹을라고 40분을 대기하게 될 줄은 몰랐다. 먹어보니 한 번만 먹기 아쉬운 맛이었다. 인기 있는 맛이 차이니스 치킨버거와 에그버거가 있는 나랑 짝꿍 모두 후자를 더 선호했다.

그버거는 지 집에서도 한번 만들어 볼 수 있을 듯한데 이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또 먹고 싶어서이다.


하코다테는 항구부터 샌프란시스코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점은 건물 높이뿐이다. 샌프란시스코는 고층건물이 많은 도시인데 이곳은 아기자기한 집이 많다. 하코다테를 걷는 것은 행복하다.


하코다테 산 정상으로 올라가서 하코다테 와인을 먹었다. 편의점에서 한 병에 300~400엔이지만 한 병에 850 정도를 주고 먹었다. 하코다테 와인은 쏘 무난한 맛이었다. 여기서도 독서를 조금 했다.


일본 3대 야경이라는 하코다테의 야경. 이곳이 예쁜 이유는 낮은 건물, 신비스러운 북해도, 새하얀 눈 그리고 아기자기한 조명들이 모여서 그런 것 같다고 생각했다.


2만 2천엔

삿포로에서 먹어야 한다는 한우보다 비싼 털게 클리어 했다. 여행지 오면 유명하다고 먹어봐야 된다고 하는 음식들은 찾아 먹게 된다. 안 먹고 넘기면 찝찝하다고 해야 하나.

이 마음으로 이번 여행에서 삿포로에서 유명한 모든 것을 다 먹어보고 왔긴 했다. 그리고 보통 모두 평타 이상의 맛 들이었다.

털게는 우리의 입맛에는 그저 그랬는데 잘 안 맞는 것도 먹어보고 나서야 알게 된 사실이다. 먹으러 가기 전 털게 리뷰를 써놓은 블로그를 봤었는데 그분도 한번 경험이면 족하다고 이제는 안 먹을 것 같다고 올리셨었다. 그 말이 먹기 전엔 이해가 안 되었는데 먹어봐야 이해가 간다. 사람은 경험을 해보지 않으면 다른 사람 말로는 절대 이해가 안 될 때가 있는 것 같다.

직장인이 되고 나니 가성비를 따지지 않고 먹게 되는 것이 좋은 점도 있지만 제한이 없다는 점에서 단점도 되는 것 같다. 내가 지금 그 때라면 하코다테 크리스마스 거리에서 현지인들이 모두 사 먹고 있는 거리의 수프를 사 먹고 이자카야에 가서 회 모둠을 시킬 것 같다.


호텔에 돌아오는 길에 호텔 맞은편 카페에 들러 피스타치오 딸기 조각케이크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이날은 크리스마스 이브여서 축하의 의미로 산 디저트이다. 털게를 먹고 입가심을 위해 숙소에 와서 신라면에 한국에서 가져간 김치에 ufo컵라면에 삿포로 클래식까지 마셨다. 

김치는 내가 가져가자고 했는데 마트에서 산 김치라 별로 맛은 없었지만 한 번쯤 개운하게 먹기는 좋아서 잘 가져간 것 같다.

아직도 아기자기하고 예쁘고 고요하던 하코다테 거리가 생각나고 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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