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없는 선택을 위한 삶의 기술
몇 년 전, 친한 지인과의 대화가 아직도 가슴에 남아있어요. 그날 그녀와 함께한 카페에는 은은한 커피 향이 가득했어요.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은 따뜻했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걱정과 후회의 그림자가 무겁게 드리워져 있었죠.
그녀는 외아들 이야기를 꺼냈어요. 아들은 어릴 때부터 남달랐다고 했어요. 주변에서 늘 영특하다는 말을 들으며 자랐고, 성격도 밝고 활달해서 모두가 좋아하는 아이였죠.
학창 시절엔 성적도, 운동도 잘해서 친구와 선생님들로부터 칭찬이 끊이질 않았다고 해요. 그런 아들을 둔 그녀는 너무나 자랑스러웠다고 했어요.
그래서인지 그녀는 아들의 미래를 더 확실하게 만들어주고 싶었대요. 의대에 보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도 그 때문이었죠.
"우리 아들이 의사가 된다면 남들처럼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 믿었어." 그녀의 목소리엔 약간의 떨림이 섞여 있었어요.
하지만 일이 계획대로만 흘러가진 않았어요. 아들은 첫해 의대에 떨어졌고, 재수를 통해 결국 의대에 입학했지만 거기서부터 갈등이 시작됐어요.
아들은 의대 공부가 너무 힘들고,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가 아니라고 털어놓았대요. 하지만 그녀는 그런 아들의 이야기를 받아들일 수 없었죠.
"엄마는 네가 잘되길 바라는 거야"라는 말로 설득하려 했지만, 아들은 점점 더 깊은 상처를 받고 말았어요.
결국 아들은 자퇴를 선언했고, 둘 사이의 갈등은 파국으로 치달았어요. 아들은 집을 나갔고 연락마저 끊겼죠.
그녀는 아들을 위해 최선이라 믿었던 선택이 오히려 아들에게는 가장 큰 상처가 되었다며 깊이 후회하고 있었어요.
"내가 너무 이기적이었어. 아들을 위한 선택이라기보단, 내가 원하는 대로 살게 하고 싶었던 거야."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고, 제 마음도 무거워졌어요.
그 만남 이후 저는 스스로에게 계속 물었어요. '내가 내린 선택은 정말 나를 위한 걸까? 아니면 누군가의 기대를 채우기 위해 내린 선택일까?'
삶은 선택의 연속이라고들 하죠. 매일 아침 무엇을 먹을지부터, 인생의 큰 방향을 결정짓는 일까지 우리는 끊임없이 선택을 하며 살아가요.
하지만 그 선택이 언제나 옳다고 장담할 순 없죠. 문제는 그 선택의 결과를 마주했을 때 우리의 태도예요.
우리는 때로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하고, 그 결과로 상처받기도 해요. 그런데 잘못된 선택의 흔적이 우리를 무너뜨리게 놔두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후회와 자책으로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그 선택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죠. 선택을 잘못했다면 다시 선택하면 돼요. 우리에겐 선택을 바로잡을 기회가 언제나 열려 있으니까요.
지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녀와 아들이 다시 관계를 회복했기를 바랐어요. 잘못된 선택이라도, 그 선택에 대해 솔직히 인정하고 용서를 구한다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잖아요.
제가 인생의 선택에 대해 고민할 때 큰 도움을 받았던 책 중 하나가 존 카밧진의 마음챙김 명상이에요. 이 책에는 이런 문장이 나와요.
"지금 이 순간의 선택이 과거를 치유하고 미래를 만들어간다."
이 문장을 읽으면서 지금 내가 내리는 작은 선택 하나가 나의 내일을 바꿀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어요.
여러분도 오늘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있다면, 그 선택이 어떤 방향으로든 당신을 성장하게 만들 거라는 믿음을 가져보세요.
그리고 결과가 어찌 됐든, 스스로를 탓하지 말고 용기를 내서 다시 앞으로 걸어가 보세요.
결국 우리의 인생은, 우리가 내리는 선택들의 모음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