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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거리두기가 필요합니다

너와 나, 서로의 그늘이 되지 않으려면

by 드림북


사랑이란 서로를 놓아주는 지혜


칼릴 지브란의 시 <결혼에 대하여>는 결혼이라는 주제를 넘어서 모든 관계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시는 사랑과 자유, 그리고 거리의 균형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서로 사랑하되 사랑의 굴레를 씌우지 말라.

오히려 당신들의 영혼 사이에 흐르는 바다를 두어라.

서로의 잔을 채워주되, 한 잔만 마시지는 말라.

서로의 빵을 주되, 같은 빵 조각을 나눠 먹지는 말라.



함께 춤추고 즐거워하되, 서로 홀로 있음을 잊지 말라.

비록 가야 할 길이 같을지라도, 당신들은 별개의 존재임을 기억하라.



함께 서 있되 너무 가까이 서지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도 서로의 그늘 속에서는 자랄 수 없으니.”



이 시는 사랑이란 상대방을 소유하려는 마음에서 벗어나, 각자의 자유를 인정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임을 알려줍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지 않고도 홀로 서 있을 수 있는 힘, 그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사랑의 가치를 발견하게 됩니다.

"아이와 부모도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저는 영어 학원을 운영하면서 아이들과 부모님을 자주 만나요. 부모님들의 사랑은 정말 위대하죠. 그런데 가끔 자녀를 너무 가까이 두려는 애착 관계를 보며 마음이 무거워질 때가 있어요.



아이들이 어릴 때는 부모의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하죠. 하지만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면 부모와 아이 사이에도 적당한 '거리두기'가 중요하다는 걸 느낍니다.


부모님이 모든 걸 해결해 주려 하거나 아이의 사소한 감정까지 간섭하다 보면, 아이들은 숨이 막힐 수밖에 없어요.



학원에서 만나는 아이들 중에는 부모님의 과도한 관심 때문에 부담감을 느끼거나, 자기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아이들을 볼 때마다 안타깝습니다.


아이들도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하고, 부모님의 믿음 속에서 스스로 서 볼 기회를 가져야 하거든요. 부모님이 조금만 떨어져서 자녀를 바라봐 준다면, 그 관계는 더 건강하고 발전적일 텐데 말이에요.

사랑과 자유, 그 사이의 균형


모든 관계에는 적당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서로가 잘 보일 것 같지만, 너무 가까우면 오히려 상대의 본모습을 놓치게 돼요.



사랑은 상대를 묶어 두는 것이 아니라, 함께 걸을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보는 것 아닐까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각자의 공간과 시간이 필요해요.

그 안에서 각자의 뿌리를 깊게 내릴 때, 관계는 더 단단해질 수 있어요. 부모와 자녀, 친구와 친구, 연인과 연인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사랑하는 마음이 크더라도, 그 마음을 조금은 내려놓고 믿음으로 채워보세요. 사랑은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스스로 설 수 있는 힘을 북돋아 줄 때 더 깊어지는 법이니까요.



오늘 하루, 사랑하는 사람들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 그들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가까이서 보지 못했던 모습이 더 따뜻하게 다가올 수도 있어요.




당신의 관계가 자유롭고도 아름답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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