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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관계, 여백이 있어야 삽니다.

너무 가까우면 금방 지쳐요.

by 드림북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은 자연스레 가까워지고 싶게 만듭니다.


가족이든 친구든, 연인이든, 진심으로 사랑하면 더 자주 보고 싶고, 더 깊이 연결되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관계는 가까워질수록, 역설적으로 조심해야 하는 것이 많아집니다.


너무 가까우면 오히려 상대의 숨을 막을 수 있고, 자신도 지쳐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득 칼릴 지브란의 글귀가 떠오릅니다.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사랑한다고 해서 모든 것을 공유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의 방식이 상대에게도 정답은 아닐 수 있고, 때로는 한 발짝 떨어졌을 때 더 잘 보이는 마음이 있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붙잡는 것이 아니라, 곁에서 바라보며 기다려주는 것 아닐까요.


부모로서 한 걸음 물러나기


저 역시 이 배움을 가장 절실히 체감했던 순간은, 자녀들이 사춘기에 접어들었을 때였습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땐 가까이에서 하나하나 케어해주고, 모든 걸 챙겨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점점 자라며, 마음의 문을 닫고, 표현보다 침묵이 많아지는 시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저는 ‘지금까지의 방식’을 내려놓기로 결심했습니다.

‘아이들의 인생은 결국 아이들의 것이다.’

이 생각을 품고, 조금씩 물러서기 시작했습니다. 대신 더 많이 들어주고, 판단하지 않고 아이들의 생각을 묻는 연습을 했습니다.


무엇이든 조언하려 하기보다, 그들의 감정에 먼저 공감하려 애썼죠.

그 결과, 지금은 아이들과 친구처럼 서로를 응원하고 인정해주는 아주 좋은 관계로 성장했습니다.


너무 가까워서 멀어진 한 지인의 이야기


반면, 반대의 경우도 봤습니다.

한 지인은 자녀가 어른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모든 걸 관리하려 했습니다.


진로, 인간관계, 심지어 취미까지. 그 지인은 “이게 다 아이를 위한 길”이라고 말했지만,


그 사랑은 결국 ‘간섭’으로 비쳤고, 아이는 점점 집에서 자신을 숨기기 시작했습니다.


대화가 줄고, 눈을 마주치지 않게 되었고, 결국 그 아이는 성인이 된 후 먼 도시로 떠났습니다.


‘너무 가까워서 멀어진’ 관계. 서로를 사랑했지만, 간격을 몰랐기에 벌어진 안타까운 거리였습니다.


여백이 있는 관계가 오래갑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숨 쉴 공간이 필요합니다. 그 여백이 있어야 마음도 숨을 쉬고, 관계도 자랄 수 있습니다.


너무 가까운 관계는 때때로 지치게 만들고, 서로를 소모하게 만듭니다.


반면, 적당한 간격은 상대를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고, 다름을 이해하는 힘을 길러줍니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자주 애쓰고, 지치고, 때로는 서운함에 마음을 닫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감정 뒤에는 ‘조금만 간격을 두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랑이 깊을수록, 가까이 있으려 하지 말고 더 멀리 바라보세요.


상대의 삶을 응원하면서도 내 삶도 존중받는 관계. 그것이 우리가 지켜야 할 진짜 거리입니다.


오늘, 소중한 누군가와의 사이에 여백을 선물해보세요.


그 간격이, 우리가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는 비법이 되어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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