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나는 어쩌다 대만에

by 김윤주

2020년 가을,


코로나는 인간의 예상만큼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고 있었다. 조금 늦은 나이에 결심한 중국 어학연수였다. 입학통지서와 비자까지 다 받아놓고 비행기 표만 사서 출국만 하면 되는 찰나에 입국이 막혔다. 거진 1년 가까이 중국의 상황이 좋아지기만 기다렸지만 언제까지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었다.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왔고, 포기해야 되나 생각하던 중에 대만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정말 다행스럽게도 대만 워킹홀리데이 비자는 아직 발급이 가능했다.


2020년 겨울,


마음을 먹고 나니 비자를 발급받는 일은 순식간에 끝나 있었다. 건강검진, 워킹홀리데이 계획서 작성, 보험가입 등의 준비를 일사천리로 끝내고 비자가 붙어있는 여권을 손에 쥐고 나니 출국이 실감 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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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30일,


영국에서 생긴 변종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대만이 입경 강화 조치를 취했다. 1월 1일부터 모든 신규 비자 발급이 중단되고 거류증이 없는 외국인은 입국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요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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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류증이 없는 나는 또다시 절망에 빠졌다. 하늘이 너무나도 원망스러웠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이번에도 못 가는 거면 이젠 포기를 해야겠구나 마음을 먹었다.




12월 31일,


비자에 쓰여있는 "special entry permit" 이 세 단어가 날 살렸다. 많은 이들이 대표부에 문의한 결과 "special entry permit"이 쓰여있는 비자는 거류증이 없어도 입국할 수 있다는 확답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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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연말 선물이었다.


언제 또 정책이 바뀔지 몰라 출국 날짜를 이주 앞당겼다.


2021년이 밝았고 코로나에 걸릴까 봐 몸을 사리며 주변인들과 조용히 작별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2021년 1월


약 1년의 기다림 끝에 나는 드디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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