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를 여행으로 방문하는 것과 거주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 나라에 대한 전반적인 배경지식이 있어야 적응하기 수월한 것이 당연하다. 나는 주로 책, 영화, 드라마, 강연 등을 통해 배경지식을 쌓았고, 이때 얻은 배경지식들은 현지인들과 대화하거나 어학당에서 발표 및 토론 수업을 할 때 알차게 써먹었다.
1. 책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책이다.
대만 가기 전에 책을 정말 많이 읽고 갔다. 여행 서적 말고도 중화권 소설과 에세이, 심지어 대만 역사에 관한 논문집 같은 것도 읽었다.(중화권이라고 한 이유는 근대에 출생한 작가들은 본인이 국적 정체성을 밝히지 않는다면 중화인민공화국 사람인지 중화민국 사람인지 후대 사람이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화인(華人)이 쓴 명작들은 중국, 대만 할 거 없이 읽기 때문에 중화권 고전 명작은 뭘 읽어도 좋을 것이다)
솔직히 논문집은 좀 오버였고 나머지 책들은 대만에서 지내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책을 통해 대만의 역사와 시대상뿐만 아니라 현재 대만인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의식을 갖고 사는지 알 수 있었고, 배경지식이 있으니 대만에서 박물관, 문학관을 갔을 때 내가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정보와 감동도 깊이가 달랐다. 또, 대만 사람들과 대화할 때 훌륭한 주제와 말할 거리가 되어서 현지인들과 좀 더 심오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추천하는 작가는 싼마오, 장아이링, 모옌 등이 있다.
사하라 이야기, 싼마오, 막내집게
1970년대에 스페인 남자와 결혼해 사하라 사막에 정착한 작가 싼마오. 사하라 사막에서 보낸 그녀의 좌충우돌 신혼생활을 담은 책이다. 싼마오가 말년에 여생을 보낸 생가가 대만에 있다.
경성지련, 장아이링, 문학과지성사
동양의 봉건주의와 서구의 자유주의가 혼재하던 중국 근대 격동기를 살아가는 불안한 여성들의 삶에 대한 소설.
붉은 수수밭, 모옌, 문학과지성사
장예모 감독, 공리 주연의 동명의 영화 원작 소설. 1920-40년대 일제의 압제와 봉건주의에 굴하지 않고 저항한 민초들의 삶을 그린 작품.
팡쓰치의 첫사랑 낙원, 린이한, 비채
제목과 표지를 보면 연애소설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너무나 처절하고 가슴 아픈 상처를 다룬 자전적 소설. #metoo
악어 노트, 구묘진, 움직씨
가부장제, 동성애 혐오와 성차별 등을 다룬 대만 퀴어 문학의 정수 #LGBT
무차별 살인법, 저우둥, 블루홀식스(블루홀6)
묻지 마 살인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생각해 보게 하는 소설.
후술 할 드라마 <아문여악적거리>와 함께 보면 좋은 작품이다
2. 강연
아시아문화콘텐츠 연구소에서는 매년 "꽃보다 대만 학교"라는 이름의 강연을 연다.
나는 2019년에 참가를 했었고 대만의 역사뿐만 아니라 대만 내 만연한 혐한, 황색언론 등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된 자리였다. 만약에 이것들을 모르고 대만에 갔었다면 당황했을 만한 사건이 몇 번 있었다. 친일 혐한 기조가 있다는 걸 알고 갔기 때문에 그냥 이 나라는 원래 그러려니 하고 쿨하게 넘어갔던 기억이 있다.
대만 출국 전 배경지식 쌓기 2 (brun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