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여행기 3

설악산과 카페

by 로이홀릭

속초에 오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사람들이 별로 없는 카페를 찾아서 발굴해 내는 거다.

오롯이 나만의 공간을 찾아서 그 시간을 만끽하는 것.

오늘 찾아간 카페는 설악산 식물원에 가던 길에 우연히 들어간 곳이었고 통창문에서 설악산을 무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곳이었다.

속초의 매력은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설악산인 것 같다.

사실 울산바위가 어디 붙어있는 큰 돌덩이 하나인줄 알았다. 지리책에서 무던히도 보던 울산바위는 설악산이라는 무념무상의 공식 중의 하나였다. 그리고 어른이 돼서 다시 알게 된 것은, 속초에서 설악산이 보인다는 것. 속초는 주문진항만 생각하며 오징어가 유명하다고만 생각했지 설악산이 이렇게 눈앞에 펼쳐질 줄 몰랐다. 그리고 울산바위는 그냥 돌덩어리가 아니라 병풍처럼 펴진 위엄 있는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돌산 같은 바위 었다.

울산바위를 진심으로 알게 된 이후, 나는 울산바위를 종종 검색하며 존재에 대해 탐구해 보기도 하는 열정이 생겼다. 그리고 설악산에 등반만 하는 줄 알았던 나는 설악산과 연결고리를 하나씩 확장하기 시작하는데, 그중 즐거웠던 활동 중 하나가 설악산을 바라보는 카페를 찾아내는 거였다.

오늘 찾아낸 카페는 재즈트리오의 배경음악이 낮게 깔리고 서울의 유명한 카페의 원두로 라테를 만들어주는 곳이었다. 앞에는 작은 정원이 차려져 있는데 사장님이 삽을 들고 마침 풀들을 솎아내고 계셨다. 작은 정원이라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곳곳에 아기자기한 소품과 신기한 나무들이 여럿 심겨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속으로 잠시 나도 속초의 어떤 땅을 매입하고 카페를 꾸리는 상상을 해보았다. 이미 커피 공급처는 회사 앞에 자주 가는 카페에 의뢰하면 될 것 같고 인테리어는 친구한테 부탁하면 될 것도 같고 메뉴 구성도 단출하지만 커피종류와 베이커리 몇 가지 정도도 생각해 봤다.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회사 그만둘 생각에 즐거움이 밀려오는 찰나 아이가 밀크티를 쏟았다.

서둘러 휴지로 뒷수습을 하고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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