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시간에 배웠던 '존재'의 이유를 지금 중년이 되어 곱씹어 보는 이유는 여태까지 살아온 나의 인생 목표를 남이 아닌, 사회도 아닌 내가 오롯이 찾아야 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학생 때는 대학교를 가기 위해 그냥 공부했고, 대학생이 되어서는 직장을 갖기 위해서 달려갔다. 들어간 회사에서 어느 정도 안정기를 맞이하게 되고, 약간은 불안하지만 아직 젊다는 생각으로 삼십 대를 그냥 보냈던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에서 내 위치가 더 이상 안전하게만 느껴지지 않는 절체절명의 순간과 가정에 생기는 여러 가지 복잡한 일들이 생기며 나는 나의 '존재 이유'를 정말 알고 싶어졌다.
나의 존재를 어떻게 정의하고, 나는 어떤 이유로 사는가. 나는 스스로 나의 하루를 정의하고 살아왔는데, 어느 날 문득 내게 찾아온 이 질문에 슬퍼지기 시작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나의 상황이 불안해서 나의 존재를 정의해 놓고 그 길대로 따라가고자 하는 것일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오늘 하루만 잘 살아내면 되는 일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