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기 많은 아이는 어떻게 능글맞아졌을까?
난 그런 아이였다.
발표는 하고 싶은데 무릎이 덜덜 떨려 책상 밑에서 주먹 쥐는 아이.
엄마 친구들이 놀러 오시면, 가만히 앉아서 깎아 놓은 사과만 먹는 아이.
숫기가 없었고, 그런 내가 싫었다.
왜냐면 난 하고 싶은 마음이 많았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 했던 행동들이 쌓이고 쌓여서
지금의 내가 되지 않았나 싶다.
지금은 어떤 모습이냐고?
궁금한 가게에 들어가서 사장님한테 궁금한 거 다 물어보고, 전화번호까지 교환하는 그런 아이랄까.
어제 처음으로 경상북도 구미시에 놀러 왔다.
번화가를 다니는 데 안타깝게도 문을 닫은 큰 가게도 많더라.
그중에 반짝반짝한 것들을 파는 가게가 있었는데, 사장님의 패션이 좋고, 파는 것들이 귀여워서 말씀을 드리니 감동을 많이 받으셨다.
외로우셨는지 모르겠지만, 번호를 교환하자는 부탁을 받았고 조금 망설이다가 교환하였다.
함부로 사람을 믿으면 안 된다지만,
그래도 사람이 좋은 걸 어떡하지...
나는 아직 사회생활을 오래 못해보고, 사람들과 교류한 경험도 적어서 사람을 볼 줄 아는 안목과 기준이 없다.
그래서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속내를 가지고 있는지 따위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 너 좋아, 너도 나 좋아? 그럼 우리 친구!
사람에 크게 데어본 적도, 사기를 당한 적도, 뒤통수를 맞은 적도 없다.
혹자는 너무 사람을 믿으면 상처받을 수 있다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지만 상처받기가 두렵다고 관계를 시작조차 안 한다면 혹여 선물 같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 시작점조차 맛보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된장인지 똥인지 꼭 찍어먹어 봐야 직성이 풀리는 나는, 상처받게 되더라도 사람을 좋아하련다.
다만, 조금씩은 신중하고 천천히.(잘 안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