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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으로 Mar 26. 2022

3월 26일의 꽃, 흰앵초

'첫사랑'이라는 꽃말

 4월에 꽃을 피우는 '흰앵초'는 봄의 전령사라는 별명에 어울리는 꽃말을 지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첫사랑' 하고 입에 머금으면 왠지 애틋하고 뽀얗게 그리워지는 느낌이 들거든요. 처음이라는 시간적 개념 또한 봄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이견이 있을 수도 있지만 보통 봄을 계절의 시작으로 보고 많은 사람들이 기쁘게 이 계절을 환영하니까요.

 '사랑'이라는 감정을 유독 남녀 간의 것이라고 한정 지을 수는 없기에 그 범위를 넓혀 가족, 친구, 반려동물, 계절, 날씨, 공기와 분위기 등까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게 사랑의 감정을 부여하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사랑'은 언제, 어디에나 있네요.

 수많은 사랑의 순간들 중에 처음, 첫사랑은 어디에 있을까요? 지난 글에 이런 내용을 적은 적이 있어요.


우리는 모두 아침에 일어나면 새로운 하루를 처음 만난다. 매일매일 처음을 마주하면서 그러나 그 하루의 시작을 두려워하진 않지 않나. 우리는 매일 두렵다고 여기는 처음을 아무렇지 않게 해내고 있다.


 제가 참 좋아하는 말인데요. 저는 처음이 항상 두렵거든요. 하지만 이번에는 두려움과 처음을 연계해 다루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직관적으로 말해, 아침에 눈을 뜨고 깨어나는 순간부터 여러분께 닿는 모든 것들은 처음의 것이고, 그것에 안도하고 만족하며 소소한 재미를 찾게 된다면 그것이 바로 '첫사랑'이 아닐까 생각해보는 겁니다. 꼭 감정적 격동이 있어야만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부스스하게 잠에서 깨기 직전 느껴지는 보드라운 마약 이불의 촉감이 너무 좋다면 그 또한 새로운 하루의 또 다른 첫사랑에 빠지는 순간이 아닐까요. 그렇담 매 순간 첫사랑에,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네요. 오늘은 얼굴에 닿는 봄바람이 그렇게 보드라울 수가 없던데, 그 순간 저는 오늘 오후 4시의 봄바람과 첫사랑에 빠진 거예요.

 깊이가 어떻든, 크기가 어떻든 처음과 첫사랑이 가득한 매 순간으로 이루어진 하루와 그 이후의 삶들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텅 비어버린 하루보다 첫사랑들이 가득한 하루 속에 살아가는 여러분의 삶이 조금 더 귀엽고 러블리하지 않을까요? 인생의 색깔은 생각과 마음가짐의 미세한 변화만으로도 프리즘처럼 엄청나게 다채로워질 수 있답니다.

 지금 제 글 처음 읽어주셨나요? 아니면 어제도 읽어주셨는데 '오늘은' 처음이신가요? 감사합니다.


 '첫사랑'이 되어 드렸길 간절히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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