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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으로 Apr 06. 2022

4월 6일의 꽃, 아도니스

'영원한 행복'이라는 꽃말

 "오, 영원한 친구! 오, 행복한 마음! 정말이야~오!"


 제목은 모르겠으나 오늘의 꽃말을 보니 괜히 생각나 흥얼거리는 노래입니다. 옛날 사람.

 아도니스는 4월 6일 탄생화지만 여름꽃입니다. 노란빛을 내며 우리나라에서는 '복수초'라고 불립니다. 이 타이밍에서 시청하지는 않았지만 '노란 복수초'라는 드라마가 떠오릅니다. 옛날 사람. 가을에 피는 아도니스는 붉은빛을 띠고 있다고 합니다. 아도니스는 산과 들에서 흔히 볼 법한 얼굴을 가지고 있는 들꽃이지만 실제로 그리 흔히 볼 수는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더욱 가치롭고 그 아름다움이 소중히 느껴지는 건가 봐요.

 '영원한 행복'도 그러하겠습니다. 사실 다루기도 벅찬 이 거대한 꽃말을 어떻게 풀고 삶에 녹여봐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행복하기도 어려운데 영원한 행복이라고 하니 산 넘고 물 건너 산전수전 다 겪은 후 도달하는 정상 같은 느낌이었달까요. 세상에 영원한 것이 있을까요? 누구도 알지 못하는 영역 같습니다. 그래서 생각합니다. 영원의 반대 개념은 무엇일까. 해석에 따라 이견이 많을 수 있는 부분이지만 저는 '찰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의 개념으로 보았을 때 말이죠. 하지만 또 완벽한 반대 개념으로 볼 수도 없는 것이 찰나가 모이면 시간이 되고 시간이 지속되면 영원하게 됨을 쉬이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찰나'가 영원에 귀속되는 개념일까요? 오늘은 그렇게 생각해고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찰나가 모여 영원이 된다면 우리가 숨 쉬는 이 공기의 순간들도 모두 놓칠 수 없는 시각, 시간이겠어요. 지금 이 찰나에, 이 순간에 잠시 행복해보시겠어요? 무엇을 하실래요?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시다면 해보시겠어요? 지금이에요!


 저는 한 번 "히이-"하고 웃어 보았습니다. 너무 찰나라서 뭔가 되게 거하고 의미 있는 것을 할 순 없잖아요. 또 한 번 해볼까요? 1초 동안 행복해보세요. 시작! 끝!


 무엇을 하셨나요? 저는 콜라 한 입 했습니다. 물론 제로콜라입니다. 찡긋. 맛있어요. 시원하구요. 진짜 진짜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해볼까요? 자, 지금 이 순간 행복해보세요. 시작! 끝~

 어떤 행복을 즐기셨나요? 저는 기도 했습니다. 마음의 평화라는 행복을 획득했습니다. 세 번의 순간 동안 세 번의 행복 누리셨나요? 부디 그러셨길 바라봅니다.


 행복이 별거냐고, 행복한데 별거 없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부러웠습니다. 행복해했으니까요. 사실 행복이 별거냐는 말은 별게 없다는 것이죠. 여기서 별 것의 '별'은 아마도 특별하다 할 때의 '별'일 것입니다. 그러니까 행복은 막 너무 특별하고 엄청나고 뭔가 다르고 축제 같은 일이 일어났을 때 느끼는 감정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미 저만해도 '행복'이라는 단어가 굉장히 부담스럽게 느껴지거든요. 행복하려면 엄청 좋은 일이 있어야만 할 것 같아서. 행복하려면 항상 웃고 기뻐야 할 것 같아서 말이죠. 그런데 행복이 특별한 데 있지 않다면 그냥 히-하고 한 번 웃고, 청량한 콜라 한 잔 마시며, 찰나의 기도를 하고 방귀가 마려울 때 "뽕'하고 몰래 뀌는 그 방(귀) 탈출의 참 맛! 그것이 행복이라면 저도 이제부터는 이 '행복'이라는 단어를 그리 부담스러워하지는 않으렵니다. 콜라를 꼭 웃으면서 마셔야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심드렁하게 방귀 뀔 수도 있잖아요. 꼭 기쁘고 하하하 웃어야만 행복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지금 모니터 앞에 앉아있는 제 표정은 매우 심드렁합니다. 그런데 이 순간 나쁘지 않아요. 타자 치는 느낌이 복슬복슬하니 좋네요. 행복합니다.

 '영원한 행복' 너무 부담돼요. 그냥 작은 순간순간 나쁘지 않은 . 찰나에 평온한 . 시각과 시간에 맛있고 시원한 것들이 모여 '영원한 행복'  것입니다. 여러분도 이미 행복 안에 있을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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