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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으로 Feb 14. 2022

그 한 가운데를 지나

또다시 겨울을 부르는, 그러나 이른 봄 비의 용기

 비가 내렸다. 창문을 열자 비 내음이 흠씬 풍긴다. 그럴때면 기분은 촉촉과 축축 그 사이 어디쯤에 이른다. 젖어든 풍경은 짙어진 명도만큼 가라앉지만 코끝을 감싸는 신선한 습도는 꽤나 싱그럽기도 하다. 미세먼지가 가득하긴 했지만 봄처럼 따스했던 날들을 지나 오늘의 비를 기점으로 또 다시 추위가 몰려올 예정이다. 그것은 여느때의 겨울과도 같은 것이지만 아득히 지나야만 하는 긴 터널같은 추위는 아니다. 얼마나 더 견뎌야할까 지독하게 몸을 움추리는 그러한 위기는 아니다.

 보다 안온한 늦겨울의 비내음은 이제  닥칠   번의 추위가 결코 우리를 깊은 심연의 동굴속에서 잠들도록 만들지 않을 것이라며 토닥이는  하다. 이제 거의  지나갔다고,  견뎌왔다고, 조금만 버티면 된다고.결코  겨울 맹렬한 추위의 시련은 아닐거라고 지긋이 두근대는 심장을 눌러주는 듯한 편안한 압박감을 느낀다. 많이 힘들었겠지, 당신 그동안. 하지만,

 어느새 길고 긴 겨울왕국은 지나고 생동하는 연두빛 봄의 문턱에 서 있다. 또 한 번 잘 지나왔구나. 짧게는 계절을 지나, 그렇지만 인생의 겨울 또한 지나. 고생했다. 수고했다. 그렇게 살아가겠지만 반드시 겨울은 간다.

 이제 봄이 오는구나. 봄. 용기를 내어볼까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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