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닫으며 얻은 결말

너 덕분에 알아낸 나

by 박은별
"남자다운 사람에게 조금 더 호감이 가는 것 같아. 오빠도 그렇게 해줄 수 있지?"


사귄 지 5일.
내가 “바라는 게 있어?”라고 물었을 때, 네가 그렇게 말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왜 그때 널 떠나지 못했을까?

아마도 오래 고민하고, 조심스레 골라 만난 너였기에.
다시 누군가를 알아가는 과정이 지겹고 버겁게 느껴졌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때 내 안에서는 분명 경고음이 울렸었다.


"이것 때문에, 분명 나중에 헤어지게 될 거야."

하지만 나는 그 소리를 애써 무시했고,
그렇게 우리의 연애는 시작되었다.
그리고 결국, 그 끝은 나의 결단으로 마무리되었다.


연애는 서로의 '좋아함'에서 시작된다.
그 이유는 단 하나일 수도, 여럿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별은 언제나 단 한 가지 이유로만 오진 않는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너에게 한 달의 유예 기간을 주었는지도 모른다.


"남자답게 변해줘."


네 그 말에 나는 알았다.
그건 내가 바뀔 수 없는 부분이라는 것을.
그래서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었다.


"한 달 동안,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좋아해보려 노력해줘."


나는 시간을 줬지만, 너는 결국 이상향을 선택했고,
나는 네게 단 하나의 선택만을 요청했다.


"남자다움이 없어서 마음이 커지지 않는다면, 그냥 이대로 헤어지자."


그리고 그 순간, 네가 한 말은 내 가슴을 깊게 후벼팠다.


"지금의 오빠가 너무 좋은 사람이라, 이 감정이 나중에 후회로 남을 것 같아."


그 말은 결국, 너의 기준에 들지 못한 나를 또 한 번 프레임 속에 가둔 말이었다.
그래서 나는 너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우리의 이별은, 누구보다도 추했다.

나는 카톡으로 이별을 전했고, 너의 답변조차 보기 싫어 차단한 채 잠들었다.

그렇게 스스로를 다잡았지만, 결국 나는 내 마음을 잘 안다.

내 진심은 늘 단순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줘."

하지만 너와의 연애에서 그런 마음은 허락되지 않았다.
나는 네 이상형의 퍼즐 조각이 아니었고,
너는 끝내 날 그 틀 안에 끼워 맞추려 했다.

그런 사랑은, 나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그건 단지 그런 유형을 사랑하는 것일 뿐이니까.





나는 ENFJ다.
멍뭉미가 있으며, 상대를 배려하고, 사랑하고, 헌신하려 애쓰는 사람이다.

미숙한 부분도 많고, 종종 해맑아서 "화초 같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하지만 내면에는 수많은 고민과 통찰이 있고,
나는 내가 얼마나 단단한 사람인지 스스로 안다.


그러니, 이런 나를 버리면서까지 누군가를 사랑하지 말자.

그건 나 자신에게 실례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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